한국수자원공사 굴포천건설사업단 임직원은 매주 수요일이면 출근하자마자 앞치마부터 챙긴다. 점심준비를 위해서다. 그 것도 내가 아닌 다른 이들을 위한 점심을 마련하는 것.
 굴포천건설단 23명의 임직원은 지난 8월 봉사단체인 ‘물사랑 나눔단’ 창단 1주년을 맞아 새로운 봉사 프로그램을 발굴했다. 그 동안은 분기별로 양로원이나 요양원을 찾아 말 벗과 청소, 성금과 쌀 등 물품을 전달하는 것이 전부였다.
 일부 봉사단원들은 때를 맞춰 하는 생색내기 봉사에 시큰둥하기도 했다. 평소에는 관심을 두지 않다가도 때만 되면 라면박스를 들고 와 법석을 떨며 사진 한방 찍고 휭하니 가버리는 구태(舊態)와 다를게 뭐냐는 볼멘소리였다.
 남의 눈에 띄기 위한 1회성 봉사가 아니라 몸을 던져 실질적인 도움을 주자는 의견들이 단원들 사이에서 나왔다.
 ‘물사랑 나눔단’은 이 때부터 서구 심곡동 인천기독교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았다. 독거노인, 기초생활수급대상자, 결식 우려 아동 등 많을 때는 하루 400명에 이르는 이들에게 따뜻한 점심식사를 대접하는 하자는 의도에서다.
 23명의 직원은 5개 조를 짰다. 단 한명의 열외도 없었다. 이명섭 단장까지 순번이 닿는 수요일이면 어김없이 앞치마를 둘렀다.
 이들은 오전 9시30분까지 복지관으로 도착, 양파를 다듬고 감자 껍질을 벗긴다. 만든 음식과 밥의 배식은 이들 차지다. 식사대접을 마치고 설겆이까지 마치면 오후 3시는 되야 끝난다.
 이 단장은 “분기별 성금지원과 연말연시 전달도 좋지만, 내가 몸을 던져 그 속에서 체험을 하는 것이 봉사의 참 기쁨 아니겠냐”고 웃음짓는다. /박정환기자 blog.itimes.co.kr/h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