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실한 천주교 신자이면서 평소 주역에 관심이 많았던 K와 술을 함께 한 적이 있었다. 서로의 관심 분야이던 역경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고가던 중에, “태극의 형상은 무엇을 상징한다고 생각합니까?” 하고 그가 물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빨강색은 양을 상징하는 하늘(男)이고, 파란색은 음을 상징하는 땅(女)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러면서 태극(음양)에 대해 좀더 자세한 부연 설명을 해 주었다.
태극은 우주를 상징화한 것이다. 음과 양의 머리가 꼬리를 맞대고 있는 형상으로, 이것은 남자는 머리 쪽이 중요하게 발달해서 머리(양의 부위)를 크게 나타내고 아래는 작게, 여자는 자궁이 중요하게 발달해서 아랫부분(음의 부위)을 크게 나타낸 것이다.
남녀가 섹스할 때 흥분이 점차 고조되면 심장도 빨라지고 호흡수도 많아지는데, 그것은 지금까지 길러 온 에너지 혹은 기가 팽창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오르가슴에 달하면, 남자는 사정을 하며 물질을 쏟아 놓는다. 이때 블랙홀에 해당하는 자궁은 수축이 일어나면서 정액 주위에 있는 기와 기의 결정체인 정액을 빨아들이게 되고 270일 후에는 새 우주를 탄생시킨다.(빅뱅) 그래서 인간은 우주와 혹은 하느님과 똑같이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우주는 크게 보면 빅뱅에 의한 팽창과 블랙홀에 의한 수축으로 이루어졌다. 음양이 조화되지 않은 인간은 남녀가 떨어져 있을 때는 음양이 잘 조화된 우주와 약간 다르나, 섹스를 하느라 합쳐져 있을 때에는 우주와 똑같은 빅뱅도 생기고 블랙홀도 생긴다. 그래서 동양에서는 남자는 머리로 생각해서 논리적이나 직관이 없고, 여자는 자궁으로 생각해서 비논리적이나 직관적이라 했다.
이 대우주의 마음이 가지는 사이클이 바로 태극의 파장으로, 엄청난 원기로 충만된 우주의 파장은 음과 양이 서로 스파크를 일으키므로 합일점의 교착지점에서 새 생명을 탄생시키는데, 새 생명에의 탄생은 그 기쁨은 가지려는 마음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남김없이 모두 주어버리는 헌신적 자세에서 얻게 되는 가장 이타적(利他的)인 기쁨이라 할 수 있다. 참을 수 없이 즐겁고 황홀한 상태, 더 이상 즐거울 수도 황홀할 수도 없는 즐거움의 극치를 극락(極樂)이라 하는데, 그 찰나에 인간은 대우주의 마음인 생명의 원기를 받고 태어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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