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개혁과 진보의 학문적 경향인 실학이 대중들의 생활속에서 베어나와야 합니다.”
생활속의 실학적 사고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실학축전조직위원회 박지훈(사진) 사무국장은 실학의 의의에 대해 소신을 밝혔다.
다음달 10월13일부터 23일까지 남양주시 다산유적지 일원에서 열리는 ‘실학축전 2005 경기’ 준비에 분주한 박 국장은 실학정신을 학문이 아닌 문화로 표현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국장은 “지난해 개최한 축전은 실학을 학문적으로 규정하는 것에서 탈피하지 못해 대중참여도가 낮았다”며 “이번 축전은 풍류로 풀고 생활로 깨닫는 문화예술적 접근방식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실학의 긴 생명력을 담보할 수 있는 요건에 대해 박 국장은 “대중들의 생활속에 젖어들어 사회와 정신의 변화에 언제든지 부응할 수 있도록 서민들의 생활속에 젖어 하나의 문화적 틀로 형성돼야 한다”며 “대중들이 쉽게 생각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행사 관계자들과 일반 참석자들이 야외에 모여 차를 마시는 ‘들차회’로 시작하는 것이 일반 축전과는 다른 특징이다.
또 실학의 한 획을 그었던 북학파 거장 연암 박지원과 초정 박제가 서거 200주년을 맞아 실학인물마당, 어린이들의 체험을 위한 실학풍류학교 등 다양한 문화체험행사가 마련된다.
박 국장은 “들차회는 차분함속에서 소통을 이루자는 취지로 준비를 했고 실학인물마당은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이 연암과 초정의 ‘열하일기’와 ‘우물론’의 이론을 체험할 수 있는 자리로 꾸몄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학 대중화의 한계에 대해 지적했다. “실학축전의 성공과 실학의 대중화는 현재 행정기관 주도에서 과감히 탈피해 실학과 관련된 사람, 지역, 단체, 후손들이 주체로 나설 때 가능하지만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축전의 긴 호흡이 이어질 수 있도록 실학 주체들이 함께하는 행사를 정례적으로 열어 실학정신이 대중속에 파고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동균기자 blog.itimes.co.kr/fau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