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등으로 경찰청 본청에서 특별승진을 한 수사관이 인천 부평경찰서에서 나왔다.
 수사과에서 근무하는 허은영(32) 경장이 그 주인공. 지난 5년간 조사계에서 일하다 수사경과제가 시행된 올 1월1일부터 사이버 수사를 시작한 그는 4월부터 6월까지 ‘사이버 폭력 일제단속’에서 무려 30명을 검거, 그중 4명을 구속시켜 ‘전국 최고의 사이버 범죄 수사관’이란 영예를 안았다.
 “사이버 수사는 일반 범죄 수사와 달리 가해자가 특정이 안됩니다. 그를 찾아가는 과정이 수사의 시작이죠.”
 그가 설명하는 사이버 폭력이란 다른 사람의 명의를 도용한 개인정보 침해는 물론 각종 사이트 게시판에 올리는 험담과 욕설, 마녀사냥식 인민재판 등 정신적 스트레스와 물질적 피해를 안겨주는 행위들이다.
 “신분이 노출되지 않는다는 익명성 뒤에 숨어서 행하는 폭력행위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그 수위도 날로 높아지고 있어 큰 문제”라며 허 경장은 ‘내 기준에 비춰서 타인을 배려해 주는, 성숙한 네트즌 문화’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 달에 290~300건의 인터넷 피해 사례가 접수되고 있는 상황에서 요즘 그가 공을 들이고 있는 수사는 인터넷 사기. 소위 전자상거래 사기다.
 한 통장 번호에 돈을 입금시켰던 피해자가 여럿 엮여 있거나, 통장은 여럿인데 전화번호가 같은 경우 허 경장의 수사망에 뒤를 밟히게 된다.
 1년여간 PC방을 옮겨다니며 게임 아이템 판매 사기행각을 벌여온 일당 11명을 잡으려고 쫓아갔다가 인천과 부천쪽에서 두 번이나 허탕을 친 뒤, 결국 수원까지 출동해서 검거한 적도 있다.
 그러나 서로의 입장과 어려움을 먼저 헤아려 주는 팀원들과 모든 책임을 다 지겠다고 큰소리까지 치면서 수사의 의욕을 북돋워주는 팀장이 없었다면, 오늘의 기쁨은 꿈도 못꿨다고 말한다.
 “제일 고마운 건 ‘내가 범인 더 많이 잡아서 당신 상관이 되겠다’고 큰소리 쳐주는 사람이죠.”
 허 경장은 같은 제복을 입은 동료이자, 부인으로서 항상 자신을 믿고 응원해 주는 박계영 경장(인천지방경찰청 여경기동수사대 소속)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송영휘기자 blog.itimes.co.kr/ywsong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