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친구들도 우리랑 똑같던데요. 오전 6시30분까지 학교에 나가고, 밤 9시30분쯤 집에 들어가서 새벽 1~2시쯤까지 공부하고 잔다더라구요.”
 “생판 모르는 사람 집에서 지낸다는 게 부담스러웠는데 한국 친구들이 스스럼 없이 대해줘서 ‘쓸 데 없는 걱정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중국 후루다오(蒿蘆島)시 청소년 19명이 지난 달 29일 인천시 부평구를 방문했다. 이들의 방문은 두 도시가 우호촉진 교류협약을 맺은 데 따른 것.
 중국과 한국 학생 한 명씩 짝을 이뤄, 한국 학생의 집에서 함께 먹고 자면서 보낸 이들이 대우인천자동차를 찾은 1일. 사흘간의 이야기와 소감을 들어봤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인솔하는 어른들 사이에 아직 서먹서먹함이 엿보이는 것과 달리 학생들은 이미 친구들처럼 자연스레 어울리는 모습. 외모로도 분간하기 어려울 만큼 중국 사회에 개방의 바람이 불어닥치고 있음을 실감하게 했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서툰 영어와 바디랭귀지를 써가며 마음을 먼저 읽으려는 태도가 며칠만에 서로 친밀함을 안겨줬다.
 입시에 시달리기는 매한가지인데다, 베이비 복스·원 빈·신승훈 등 중국에서 한류를 일으키고 있는 우리 연예인들의 활약상도 한 몫을 했다는 게 한국측 학생 대표 서주화(부평여고 1년) 양의 얘기다.
 이들이 그저 신변잡기적 대화만 나눈 것은 아니다.
 중국측 학생 대표 리저시(19) 군은 “과거 중국과 한국을 침략했던 일본이 아직도 과거를 반성하지 않고 우경화의 길을 걷고 있는 것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고 말했다.
 똑같은 전범국이지만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반성이 독일에 비해 부족하며,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과 평가는 국제 정치 무대에서 독일과 일본이 보여주는 영향력의 차이로 드러나고 있다는, 사뭇 진지한 대화들도 오갔다고 전한다.
 리 군은 “한국의 친구들이 중국에 오면 만두를 잘 빚는 우리 어머니의 만두요리 맛을 꼭 보여주고 싶다”며 웃음짓는다.
 서 양 역시 “처음 보는 외국 학생과 어떻게 지낼지 막막했는데 어떻게든 통하더라”며 곧 중국에 가게 되면 자신과 함께 잤던 상허야오(商鶴瑤)와 함께 거리도 다녀 보고, 중국 친구들의 일상도 경험해 보고 싶다는 기대를 내비쳤다.
 짧은 시간이지만 함께 부대끼며 서로의 생활과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이들의 모습.
 한국과 중국의 미래 관계는 세계의 이목이 쏠린 6자 회담장만이 아닌 이들의 소박하고 순수한 교류에서도 커가고 있었다. / 송영휘기자 blog.itimes.co.kr/ywsong2002
 ※사진설명=1일 대우인천차 홍보관을 찾은 중국 학생 대표 리저시(왼쪽) 군과 서주화 양이 새로 출시된 스테이츠맨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