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에 목동에 있는 백화점에서 필자와 상담한 바 있던 친구의 소개로 교문리에서 찾아왔다는 부부를 얼마 전 상담한 적이 있었다. “선생님은 이름만 가지고도 사주를 보신다기에 찾아왔어요. 우리 집 이 양반 상세히 좀 봐 주세요.” 하면서 책상머리에 바짝 앉는데 반해, 남편은 멀찌감치 앉아있는 모양이 부인의 강요에 마지못해 따라 온 듯싶었다.
37년 정축생인 남편의 이름 ‘나덕대’를 먼저 써내러 가면서, “결혼이 늦은 것 같은데 몇 세에 하셨습니까?” 하고 물으니 “이 양반 서른 여섯에 했는데요”하고 부인이 대신 말했다.
중심 명운(이름의 첫번째)이 2고 또한 중복되어 있으면 이런 경우 연애결혼이 아니면 대부분 만혼으로 결혼이 늦어지게 된다. 형제궁(比劫) 1, 2궁으로 짜여져 있어 이 명운의 주인공은 첫눈에 직장생활을 해야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사주에서도 비겁(형제를 나타내는 자기와 동일한 자)이 많으면 군겁쟁재(群劫爭財:여러 형제들이 재를 탐하여 다투는 형상)가 일어나 사업보다는 직장생활이 유리하다고 판단하는데 성명학에서도 마찬가지다. 형제간에 불목(不睦)하게 되고 서로 다투며 헐뜯는 운명 속에서 살게 됨을 알 수 있고 가정을 파괴하는 운이기 때문에 부부간의 불화 및 재물의 고통이 따르게 마련이다.
이러한 명운은 조직생활을 하면서 일생을 보내게 되면 원만한 가정환경을 유지하면서 생활의 안정과 행복을 추구하게 된다. 여기에 2궁이 화합적이고 협조적인 특성이 보강되어 직장에서도 신망을 얻어 출세가도를 달릴 수 있게 된다. 그러나 2궁의 특성은 남의 지배를 거부하고 자존심을 앞세우고 투기성을 발동하여 사업에 손을 대면 평생을 고생하게 되며 불명예가 따르고 가정에 비극을 좌초하게 된다.
39년 기묘생 부인 이종서의 이름을 풀고서 “남편이 사업을 하였다면 여러 번 부도를 내셨겠는데요”하니 말도 채 끝나기도 전에 지금까지 듣는 둥 마는 둥 하던 남편이 의자를 끌어당기면서 물었다. “지금 뭐라고 하셨지요?”
형제 궁이 중첩되면 재주는 좋으나 사람들에게 해(害)를 끼치고 비난 비방을 받으며 극히 흉한 운명 속에서 시련을 겪게 되며 비운참화를 피할 수가 없게 된다. “사장님은 직장 생활을 하여야만 무난한 이름인데 사업을 하셨다면 고집으로 여러 번 실패 하셨겠어요.”
이런 운명의 이름을 사용하면 명철한 두뇌와 사교성이 주위 사람들에게 호감을 갖게 하므로 이 분 또한 30년 전에 직장에서 좋은 자리를 거치면서 수완과 실력을 인정받아 장래가 촉망되는 사람으로 두각을 나타냈었다. 그러나 자존심이 그를 퇴직으로 인도하였으며 친척 형제들의 부추김이 사업의 길로 가게 만들므로 결국 여러 차례 부도를 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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