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디지텍’이 만드는 PCB(인쇄전기회로)를 사고 싶다는 주문이 울릉도와 독도를 제외한 전국 각지에서 매일 쇄도하고 있습니다. 인천일보도 시민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십시오.”
인천시 서구 석남동 ‘한샘디지텍’은 지난 88년 설립, 올해로 창립 17주년을 맞은 인천일보와 동갑내기다.
갖은 시련을 이겨내고 국내 PCB 제조업체의 선두에 선 송상옥(56) 대표를 만났다.
“여기저기에서 불황이라고 하지만 저희는 올해 매출목표를 지난해보다 15% 높게 잡았습니다. 품질은 물론 끊임없는 서비스 개선을 통해 고객들의 다양한 입맛을 맞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95년 당시 연 매출이 고작 6억원이던 회사는 2억5천만원의 부도로 큰 위기에 빠졌다. 사업을 접어야 할 상황이었지만 송 대표는 문을 닫는 대신 색다른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사실 그 때만 해도 품질은 썩 좋지 않았지요. 다만 신용 하나에 승부를 걸었습니다. 저렴한 가격과 새벽 1∼2시라도 약속한 날짜에는 꼭 고객에게 전달하겠다는 것 뿐이었지요. 주위에 입 소문이 났고 결국 큰 홍보비를 들이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남들에게는 처절하기만 했던 IMF도 그에게는 호황으로 다가왔다. 97년 아무도 시작하지 않던 인터넷을 사업에 활용, 온·오프라인으로 정신없이 주문을 받을 정도였다.
“IMF 당시 하루 거래신청이 20∼30건씩 밀려들 정도로 정신이 없었습니다. 정직한 가격공개와 신용으로 쌓은 회사 이미지가 위력을 발휘하는 순간이었죠. 게다가 남들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던 인터넷이 몇 년 후 큰 구실을 할 것이라는 판단이 적중한 셈이지요.”
96년 당시 고작 60개였던 거래처가 현재 국내 6천200개, 해외 1천850개에 이를 정도로 큰 성장을 이뤘다.
연구소까지 세워가면서 품질향상에 주력, 지난 2000년부터는 질적 양적 성장을 거머쥐는 성과를 올렸다.
“제조업을 하면서 무슨 정보화냐 하겠지만 현재 새로운 시스템을 준비 중입니다. 남들보다 앞서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드니까요.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제품을 만들려면 생산시스템 역시 고품질로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5년 앞을 내다보며 하나하나 극비리에 준비하고 있다는 그는 오늘도 분주하기만 하다.
“‘한샘’에게 국내는 너무나 좁기만 합니다. 이제는 한국에서 1등을 자랑스러워하기보다 세계에서 1등인 업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인천의 자랑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송 대표는 생일을 맞은 인천일보에 전하는 축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인천일보가 인천의 자존심으로서 그 동안 어려움을 이기고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인천이 동북아 시대 중심으로 성장하듯 인천일보도 동북아의 중심매체로 우뚝 서기를 기원합니다.” /이은경기자 blog.itimes.co.kr/bul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