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궁합이란 원래 궁(宮)자가 엉덩이 궁자를 속칭하여 표현하고 있다. 이는 부부간에 성생활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단히 크기 때문에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되는 부분으로, 얼마 전 통계자료에서 이혼사유의 50%가 여자 측의 혼외정사인 것을 보고 사태의 심각성을 실감한 적이 있었다. 갈수록 배우자의 외도로 인한 이혼 사유가 늘어나는 추세라면 이는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실례로 S는 그동안 남자를(性) 모르고 살았다. 대기업의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남편은 가정보다 회사일이 우선으로 프로젝트가 맡겨지면 연구실에서 밤샘하기가 다반사였고, 또한 늘 외국 출장이 잦다보니 부부가 함께 하는 시간이 적었다. S도 전문직 여성으로 남편 이상으로 나름대로 자기 전공분야에 최선을 다하며 살았다. 그러다보니 그에 따른 성취욕도 대단했고 상대적으로 거기에 따른 부(富)도 만만찮게 누릴 수 있어, 부부가 함께 하는 시간이 적었어도 불만 없이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그녀에게 놀랍도록 혁신적인 변화가 찾아왔다. 이것은 그녀가 그동안 쌓아 놓은 명성과 부를 하루아침에 맞바꿀 수도 있는 획기적인 사건이 될 수 있었다. 그것은 모처럼 동창회 모임에 나갔다 학창시절 서로 좋아하던 초등학교 동창을 우연히 만나게 된 게 계기가 돼, 둘은 오랫만에 어린시절의 모습으로 돌아가 동심의 세계를 꿈꾸며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평소 술이 약한 S는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동창이 따라주는 맥주를 시간가는 줄 모르고 마시다가 그만 취해버렸다. 정신을 차려 눈을 떠보니 낮선 룸(호텔)에서 동창의 팔베개를 하고 누워있었다. 화들짝 놀란 그녀가 일어나려 하는 순간 그때 마침 동창이 옆으로 돌아누우면서 잠결에 그녀를 감싸 안았다. 다행히 겉옷은 옷걸이에 얌전히 걸려있는 상태였고 속옷은 그대로 입혀진 채로 밤새 아무 일이 없었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주변의 상황에 너무 놀란 그녀는 정신을 차리려고 하는데 그럴 틈도 없이 그만 그의 품에 앉긴 꼴이 되고 말았다. 당황한 그녀는 그를 밀쳐내려고 하는 순간 갑자기 그의 품에서 그동안 남편에게서 느끼지 못했던 남성의 체취를 느끼게 되었다. 따스하고 편안한 그 무엇인가가 끝내 그를 받아들면서 처음으로 자신이 여자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고 그리고 밤이면 그를 기다리는 여자가 되어 버렸다고 독백처럼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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