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7월1일)부터 7일까지 1주일은 매년 찾아오는 여성주간이다. 1년 중 가장 집중적으로 ‘여성문제’를 조명해보는 의미있는 이 기간에 인천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는 다채로운 여성 관련 행사를 연다. 인천시도 최근 인천여성상, 평등부부상을 선정발표하는 등 여성주간이 시작됨을 알리고 있다.
 양갑순(63)·김윤환(65)씨 부부(인천시 서구 신현동)는 올해 뽑힌 다섯 쌍의 평등부부중 하나다. 그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도와주고, 배려해주는 진한 부부애로 서른일곱 해를 지내왔다.
 “집안일부터 바깥일까지 남편은 말없이 행동으로 보여주니까 항상 고맙지요. 부부간에도 서로 양보하고 챙겨주며 동등하게 인격적으로 대합니다. 제가 여성단체활동, 봉사활동을 마음놓고 할 수 있었던 것도 남편의 지지와 후원이 컸기 때문입니다.”
 17여년간 지역사회를 위해 일해온 양씨는 현재 서구 여성단체협의회장, 서인천농협 고향주부모임 회장, 서인천농협 주부대학 동창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소년소녀가장 견학, 회원 농촌체험 등으로 며칠씩 집을 비워야 할 때도 걱정은 없다. 남편이 알아서 식사를 챙기고 집안청소며 음식물쓰레기 치우기까지 말끔히 해놓기 때문이다.
 부인을 위한 남편의 마음씀씀이는 결혼초부터 시작됐다. 둘째면서 맏이 노릇을 해야 했기에 집안에는 형제, 친척들 발길이 많았는데, 남편은 부침개·완자빚기에서부터 상차리기, 설겆이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일을 도맡아 했다. 1주일에 한번씩 꼭 이불을 털어 말린다거나, 아내가 타고 다니는 차를 깨끗하게 닦아놓기, 기름 채워넣어주기 등도 남편이 즐겁게 하는 일상의 한 부분이다.
 “부모님께도 영향을 받았지만, 군대에 가서 내 평생습관이 길러졌어요. 상관들의 행동거지를 보면서 무엇이든 솔선수범하고 남을 먼저 배려하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 마음가짐이 결혼해서도 자연스럽게 아내에게 향한 것이지요.” 20여년째 부평구에서 직원 10여명을 데리고 전자부품 임가공업을 하고 있는 김씨는 “재산도 아내 앞으로 된 것이 더 많아요”하며 웃는다. 비록 아내가 직접 돈을 벌어오지는 않았지만, 그의 내조가 있었기에 사업을 무난히 해올 수 있었고, 그러니 당연히 재산중 큰 몫을 아내에게 주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평등한 부부로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은 하나뿐인 아들(38)은 물론 다른 형제들에게도 본이 돼 이들 역시 부인에게 일을 미루거나, 권위적인 가장의 태도와는 거리가 멀다.
 “명절때면 여자들은 편해요. 남자들이 먼저 나서서 치우고 닦으니까 여성들의 소위 명절증후군은 생소할 뿐이지요.” 피곤해하면 위로해주고, 힘든 일이다 싶으면 알아서 해주고, 봉사활동에도 함께 나서주는 남편이 있기에 자신있게 사회활동도 할 수 있다며 아내는 미소지었다.
 “부부가 살면서 속상한 일도 많고, 싸워야 할 때도 많지요. 우리 부부라고 왜 그런 일이 없겠어요?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는 마음이예요. 부부라면 남자 여자를 떠나 서로 똑같은 사람으로서 인정해주고 배려해줘야지요.” /손미경기자 blog.itimes.co.kr/mi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