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정맥을 넘으며 인천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새삼 느끼게 됐습니다.”
 인천시립박물관 배성수(38) 학예연구사는 인천일보와 한국토지공사 인천지역본부가 벌이고 있는 생태·문화재탐사종주 ‘한남정맥을 넘어 갑비고차로’에 참가하고 있다.
 인천을 연구하는 것이 그의 직업이긴 하지만 인천의 산줄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밟을 기회가 그동안 전혀 없었던 터였다.
 “문학산이나 계양산 등 지역내 산을 많이 오르내리긴 했지만 산줄기를 타다보니 감회가 새롭더군요. 지도상에서 보던 인천의 산들이 실제로 많이 다르다는 걸 알았습니다.”
 인천과 김포의 경계에 놓여있는 가현산 정상에서 바라본 인천이 매우 인상이 깊었다는 배 연구사. 등산 전문가는 아니지만 한발 한발 오를 때마다 생생한 인천을 배울 수 있어 즐겁기만 하단다.
 강화도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그가 이번 행사에 참가하게 된 큰 이유다.
 “강화도의 매력을 꼭 집어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바다위에 떠있는 섬이긴 하지만 섬이 아닌 섬, 그리고 다른 섬들과 달리 어업보다 농업비중이 많은 강화도는 묘한 매력이 있지요.”
 경주나 공주, 부여에서는 한 시대의 유물만이 집중적으로 발견되는데 반해 강화도는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등 어느 하나 빠지는 부분이 없다는 설명이다.
 서울이 고향인 그가 인천에 뿌리를 내린 지는 10년째. 이제 인천은 제2의 고향이 아닌 제1의 고향이 됐다.
 “다른 지역으로 가면 왠지 어색한 느낌마저 듭니다. 인천의 역사는 물론 문화의 매력에 푹 빠진 느낌이에요. 요즘 인천유나이티드 경기에 자주 가 목이 터져라 응원 할 때마다 인천이 하나가 돼 간다는 생각을 합니다.”
 인천에 살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지역에 대한 작은 애정이라도 키웠으면 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거창하게 인천의 역사를 배워야만 지역에 애정을 갖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야구나 축구 때론 박물관을 찾는 등 작은 관심사라도 인천에서 해소해야 할 겁니다. 이런 작은 관심이 큰 관심으로 발전할 수 있을 테니까요.”
 앞으로도 인천을 더욱 사랑하겠다는 배 연구사가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일은 한 둘이 아니다.
 “강화를 포함한 인천의 옛길을 찾아보고 싶어요. 오래전 우리 선조들이 거닐었던 그 길이 잊혀지기 전에 서둘러야 할 작업인 것 같습니다. 또 인천의 옛 해안선들을 정리해 지역의 정치문화도 이해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인천의 역사를 함께 나누고 싶은 그의 욕심이다. /이은경기자 blog.itimes.co.kr/bul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