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보름 전 C여사가 늦은 저녁 무렵 필자를 찾았다.
“아는 사람한테 돈을 빌리려고 하는데, 돈을 빌릴 수 있을까 해서요” 이미 며칠 전 어느 정도 반승낙을 받아놓은 상태에서 혹시나 싶어 물으러 왔던 것이다.
“많은 돈이에요?”얼마라는 액수를 밝히지 않고 적은 액수가 아니라고만 했다.
단시점은 육효가 정확하게 맞는 편이라 동전으로 작괘를 하였더니, 지뢰복(地雷復)이 뢰지예(雷地豫)괘로 변한 괘를 얻었다. 육합이 육합으로 변하면 도모하는 것 모두 취할 수 있고, 오래도록 동화할 수 있다. 단, 亥水 財爻가 월파(月破)되고 酉金 원신(元神)이 순공(旬空)되었으며 世에 子水 財爻가 未土를 化出해 회두극 되었으며 또 일진이 辰土를 암동 시켜 子水를 극하고 丑土 응(應)효를 生扶하므로 극이 지나치게 많은 게 흠이다. 그래서 돈을 빌리는 문제로 화를 당할 수 있을 것 같아,“돈을 빌리는 문제로 변고가 있을 것 같은데 다음에 빌리는 게 어떨까요?”이미 그에게 얘기해 놓은 상태라 지금이 아니면 그가 혹 마음이 변할지 몰라 불안하다며 뜻을 접지 않았다.
“돈을 빌려주기로 한 친구의, 친한 친구랑 함께 가기로 되어있어 더욱 다음으로 미룰 수가 없어요.”그렇다면 절대 함께 가지 말고 혼자 가라고 했더니 같이 간 모양이었다. 엊그제 새벽 두시쯤에 C의 조급한 목소리가 뭔가 심상치 않음을 알렸다.“어-어쩌죠? 선생님. 큰-큰일 났어요”당황했는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횡설수설부터 하였다.“아니 왜요? 당황하지 말고 천천히 얘기 좀 해봐요.”
필자가 혼자가라고 했어도 별일 없겠지 하는 생각과 또한 그와 친한 친구니깐 친구를 보더라도 거절하지 않겠지 하는 마음에 동행했다고 했다. 얘기가 순조롭게 끝나 언제 갚겠다는 차용증을 써주고 약정된 액수의 돈을 빌렸다 한다. 그리고 바로 집으로 왔었음 탈이 없었을 텐데 그가 저녁이나 먹고 가자고 하여 마침 배도 고프고 하루 종일 돈 빌리는 문제로 신경을 많이 썼던 터라, 식사를 하면서 가볍게 한잔한다는 것이 그만 술이 취하고 말았다. 기분 좋은 마음에 또 친구가 옆에서 자꾸 권하는 바람에 한잔한잔 마신다는 게 많이 마신 모양이었다.
어느 정도 취기가 얼큰해지자, 화장실이 가고 싶어져 친구한테 핸드백을 맡기고 갔다 왔는데, 그 사이 친구가 그녀의 돈을 가지고 달아났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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