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천성요리는 독특한 매운맛이 일품. 그곳에서 자장면을 먹으면

어떤 맛일까. 알려진대로 자장면은 본토에서는 만날 수 없는, 우리 입맛에

맞게 개발된 음식이다. 당연히 사천자장면의 원산지가 있을 턱이 없다.

 인천에서 사천자장면을 처음 선보여 미식가들을 즐겁게 만든 요리집이

한 곳 있다. 「진흥관」(대표·왕동량·59·☎875-1664, 873-

1500)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주안사거리 옛 경기은행 옆골목에서

중국요리집을 해온 세월이 올해로 31년째. 내내 주방장을 지켜온 주인

왕동량씨가 10여년전 개발해낸 음식이 바로 사천자장면이다.

 면발은 여느 자장면과 다름없다. 다만 기계로 뽑은 면이 유행처럼

번져도 손으로 만드는 것을 고수했을 뿐. 재료로 해삼, 새우, 오징어,

소라 등 해물이 풍성한 것도 특별하다고는 할 수 없다. 바로 맛의 비결은

자장소스. 우리 고유 된장에서 착안, 콩을 원료로 보통 1년이상

발효시킨후 조리에 사용한다.

 『오랜 연구끝에 개발해낸 비법이지요. 그만큼 다른 이들에게 쉽게

공개할 수 있나요.』 요리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만이 연출해낼 수

있는 맛. 시쳇말로 「며느리도 모르는」 혼자서 간직한 비밀이 됐다.

 왕씨는 화교 2세로 인천이 고향이다. 열아홉살때부터 중국요리집에서

일을 배우기 시작, 남다른 솜씨덕에 서울 서대문과 명동 모 백화점 인근

규모 큰 음식점을 거쳐 인천 중구의 대표적인 중국집 「진흥각」에서

주방장을 맡게된다. 경력이 7년정도 지났을무렵 진흥각이 증축, 이전을

위해 잠시 휴업하게 됐고 이때 왕씨는 독립해 주안 지금의 자리에서

개업을 하게됐다. 그래서 상호도 이전에 근무했던 이름을 따

「진흥관」으로 붙였다는 설명이다.

 전셋돈 1백만원으로 1, 2층 건물에 세들어 시작한 요리집은 17년만에

비로소 왕씨의 소유가 된다. 부지런함을 재산으로 갖고있는 그이고보면

오히려 늦은감이 있다. 『맛을 보고 다시찾는 손님들이 대부분입니다.

다른 이가 요리를 하면 아무래도 제맛이 안나겠지요. 내손으로 직접

만들어야 맛이 이어지니까요.』 그래서 그는 늘 바쁘다.

 왕씨가 내세우는 또다른 요리는 「복깐풍」. 깐풍기로 알려진 요리에서

주재료로 닭대신 복어를 사용, 그 독특한 맛으로 단골메뉴가 됐다.

 30여년을 하루같이 해온 요리가 이제는 질릴법한데 그의 요리를

잊지못해 변함없이 찾아주는 손님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란 직접 만든

음식을 대접하는 일이기에 오늘도 즐거운 마음으로 불과 씨름을 한다.kksoo@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