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용택시 기사가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묶어 한권의 시집을 냈다.
주인공은 부천한남교통에서 13년째 핸들을 잡아온 양정동(57)씨. 양 씨는 택시영업중 손님들과의 나눈 정담과 자신의 살아온 역경을 진솔하게 시로 엮어냈다.
양 씨가 세상에 처음 내놓은 시집은 ‘다도해’. 그의 고향 전남 완도를 배경으로 어린시절 꿈을 키워온 추억과 서민들이 살아가는 가슴 찡한 내용이 담겨있다.
양 씨는 택시영업을 하면서도 지난 96년 연세대학교 사회교육원 문예창작과에서 마광수교수에게 문학 이론교육을 받고 시작 활동을 해왔다. 97년에는 월간 ‘문예사조’에 작품 ‘행복’ ‘새벽’으로 정식 등단했다.
홍윤기(외국어대 국문학)박사는 “많은 시들이 유형화되거나 진부한 소재, 손재주만 부리는 작위적인 반면 그의 시 세계는 순박하고 성실함이 배어난다”고 평가했다.
양 씨가 살아온 삶은 질곡의 연속이었다. 선천성 지체3급 장애를 안고 있는 그는 15년 전 이혼, 사업 실패 등 순탄치 않은 일들을 겪었다. 더구나 둘째 아들까지 지체 중증1급 장애를 안아, 장애를 대물림했다는 것이 그의 마음을 억누르고 있다.
하지만 홀로 키운 장남이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공적 출발을 한 것이 유일한 위안이 됐다.
그의 삶이 시집을 통해 알려지면서 시집이 공중파 방송을 통해 소개됐는가 하면, 인생드라마도 방송되기도 했다.
그는 택시영업을 하면서 틈틈이 쓴 시를 손님에게 나눠주는가 하면,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지역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펴고있다.
올해 초 평생 소원이던 개인택시 면허를 취득했다. 그는 “평생 시민의 발이 돼, 서민들의 삶의 소리를 듣고 공유하며 살겠다”고 소박함 바람을 전했다. /부천=김병화기자 blog.itimes.co.kr/bh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