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자금수요가 아직 살아나지 않고 있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말 현재 기업들의 당좌대출 소진율은 22.2%로 지난 95~97년 평균 33.7%를 크게 밑돌았다.

 당좌대출 소진율은 종전 금융기관 및 기업들이 결산과 관련해 각각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 및 부채비율 관리를 위해 6월이나 12월에 일시적으로 당좌대출을 감축함에 따라 22%이하로 하락한 적이 있으나 이러한 특수 시기를 제외하고는 사상 최저 수준이다.

 당좌대출 소진율은 금융위기가 닥친 97년 11월 31.6%에서 98년 3월 33.5%까지 상승했다가 98년 9월 27.9%, 금년 3월 26.8% 등으로 점차 하락했다.

 당좌대출 소진율이 이처럼 크게 떨어진 것은 기업의 자금 수요가 별로 없음을 반영한다.

 특히 당좌대출은 언제든지 차입할 수 있는 이점이 있으나 금리가 일반대출보다 다소 높으므로 기업의 자금사정이 나쁘거나 긴급자금 수요가 있을 경우 주로 활용된다.

 당좌대출금리는 지난 97년 12월 연 38.9%로 치솟은 후 98년 3월 25.1%, 9월 15.1%, 12월 12.1%, 99년 3월 11.2%, 4월 10.5%로 떨어졌으나 일반 기업대출 금리 9%대보다는 여전히 높다.

 한은 관계자는 『당좌대출 소진율이 매우 낮다는 것은 유동성이 풍부한 가운데 기업의 자금수요가 별로 없는 반면 기업들의 금리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졌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