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총리가 지난달 30일 제주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편집·보도국장 세미나에서 『대통령에게 5년동안 국정을 맡겨야 한다』고 말한데 대해 여야는 이미 김총리측의 해명이 있은 탓인지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정치권은 그러나 진위야 어떻든 김총리가 「대통령의 5년 임기」 발언을 처음으로 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관심을 보였다.

<국민회의> 김대중 대통령과 김총리가 8월말까지 내각제 논의를 중단키로 합의한 상황에서 김총리의 이번 발언을 계기로 자칫 내각제 논쟁이 재연될 것을 우려한 듯,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지금 김대중 대통령이 임기 2년의 대통령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경위야 어찌됐든 김총리가 국민들의 현실인식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김총리의 「대통령 임기」 발언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자민련> 국민회의와 마찬가지로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으나 일부에서 김총리의 이번 발언을 「대통령 임기말 내각제 개헌 연기」 시사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대해서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김총리가 「대통령에게 5년동안 국정을 맡긴 이상 최소한의 여건을 열어줘야 하는데 야당이 이를 막고 있다」고 말한 것은 기본적으로 여야간 건전한 정치문화가 형성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지 대통령 임기에 무게를 둔것은 아니다』면서 『이를 내각제 개헌 연기시사로 받아 들이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김총리 발언의 진의에 신경을 곤두세우면서도 겉으로는 김대통령에 대한 「서비스 발언」등으로 폄하하며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안택수 대변인은 『김총리의 제주발언은 전반적으로 김대통령에게 연내 내각제 이행을 우회적으로 촉구하는 한편으로, 김대통령의 기분을 좋게하기 위해 풀서비스한 발언으로 본다』고 의미를 두지 않았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