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이 지난해 9월 경기도를 다녀간지 7개월여만에 다시 이 지역을 방문했다.

 김대통령은 지난 23일 오전 경기도청을 방문해 지방행정개혁보고회의를 주재하고 임창열 경기지사 등으로부터 올해 경기도의 주요 업무보고를 받은 뒤 지역 인사들과 오찬 간담회도 가지며 지방 민심 읽기에 분주한 일정을 보냈다.

 경기도는 서울ㆍ인천과 함께 수도권의 핵을 이루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에 김대통령이 이 지역에 대해 갖고 있는 애착과 의미 또한 남다르다 할 것이다. 김대통령 개인적으로는 일산에 자택이 있기도 하다.

 정치적으로 보면 경기도는 지역색깔이 뚜렷한 영ㆍ호남 및 충청권과는 달리 「무색무취(無色無臭)」한 지역으로 비쳐질 수 있으나 인천광역시와 함께 앞으로 경기도 만큼 발전 가능성이 높은 곳도 없기 때문에 결코 소홀히 취급할 수 없는 비중을 띠고 있다.

 김대통령이 경기도에 부여하는 의미의 중요성은 이날 김대통령의 발언 곳곳에서 엿보였다.

 김대통령은 상주인구 9백만에 육박하는 거대 자치단체 경기도에 대한 행정개혁보고회의에서 『서울이 우리나라의 머리에 해당한다면 경기도는 심장에 해당한다』고 비유하면서 『경기도야말로 국정의 중요한 파트너 관계』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경기도가 현재의 남북분단 상황에서 안보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위치에 있을 뿐만 아니라 장차 남북교류 및 협력이 활성화될수록 통일의 전초기지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될 것』이라고 말하고 『21세기 국가발전을 주도할 경기도를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김대통령은 그러나 경기도의 개발을 가로막는 수도권정비계획법 등의 각종 규제법률을 완화해달라는 건의에 대해서는 신중하면서도 유보적인 반응을 보였다.

 경기도가 조만간 1천만 인구를 넘어서 전국 최대의 자치단체가 되는 것은 한편으론 축하할 일이나 또다른 한편으론 환경 주택 교통 범죄 등 부작용이 나타날 우려도 큰 만큼 어느정도의 규제는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김대통령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국토의 균형적인 발전 측면에서도 수도권의 집중개발 현상은 시정돼야 한다는 게 김대통령의 견해다.

 김대통령은 경기도가 외형적인 면에서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했으나 삶의 질 측면에서는 열악하다고 지적하고 인구를 크게 유발하지 않으면서 살기좋은 경기도를 만들 방안을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강구하도록 당부했다.

 김대통령은 그러면서도 경기북부지방의 낙후된 현실을 감안해 이곳에 산업시설을 유치하는 방안과 함께 부지사를 상주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통일시대에 대비하는 김대통령의 구상으로 해석해도 무방할 것이다.

 한편 이날 김대통령은 행정개혁보고회의 및 오찬장에서 임창열 경기지사에 대해 「국제적인 마인드와 행정능력을 겸비한 유능한 일꾼」이라고 칭찬하면서 앞으로 임지사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살기좋은 경기도를 만들어줄 것을 참석 공무원과 각계인사들에게 거듭 당부했다. 〈이용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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