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우나기(뱀장어)가 오는 5월1일 국내 개봉된다.

 일본영화 개방 이후 기타노 다케시감독의 「하나비」, 구로자와 아키라의 「가케무샤」에 이어 국내 팬들에게 선보이는 세번째 영화. 쇼헤이 감독은 83년 「나라야마부시코」로 칸영화제 그랑프리인 황금종려상을 받은데 이어 이 영화로 97년 두번째 황금종려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우나기에는 인간 삶의 어두운 부분이 많이 등장하며 가슴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지금까지 쇼헤이 영화가 다소 비일상적이고 부담스럽다는 평을 받아 왔던데 비해 이 영화는 가벼운 터치로 관객들이 영화를 편하게 보고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감정이입도 잘 살려 삶과 사랑에 대한 따뜻한 느낌이 남는 영화. 때문에 평자들로부터 어둡고 무거운 주제의 아트적인 성향이 강세를 이루는 칸영화제에서 다소 의외의 수상작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중년 남성 야마시타에게 아내의 불륜을 생생하게 알려주는 익명의 편지가 날아든다. 그리고 그는 아내의 불륜 장면을 목격하고 이들을 살해, 형무소에서 8년간 감옥생활을 하게 된다. 가석방돼 나온 야마시타가 유일한 대화상대로 데리고 나온 것은 뱀장어 한 마리. 세상과 벽을 쌓고 강변에 이발소를 차려 지내던 그는 우연히 자살하려던 여인 케이코를 구해주고 사랑을 나누게 된다.

 그러나 감옥 동료가 나타나 야마시타의 어두운 과거를 폭로하고 케이코의 애인 토지마도 이발소로 찾아 오는 등 조용히 지내는 야마시타에게 먹구름이 몰려온다.

 영화에는 쇼헤이 감독 특유의 인생에 대한 철학이 담겨 있다. 그는 이 영화에서 산란기에 강에서 바다로 2천㎞를 여행하는 뱀장어의 일생을 인간의 인생에 비유하고 있다.

 그러나 쇼헤이 감독은 야마시타의 인생에서 겪게 되는 여러 사건과 그에 비롯되는 상처들에 밝고 희망적인 색깔을 입혀 놓고 있다. 인간의 감출 수 없는 감정인 사랑, 분노, 질투가 주인공이 세상과 화해하고 닫힌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에서 감동적으로 승화된다.

〈구준회기자〉 j hkoo@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