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협정 체결후의 한-칠레/인천광역시 행정부시장 김 동 기
자매도시인 비오비오주 주지사 일행이 우리를 만났을 때 한결같이 한 이야기는 “왜 한-칠레 FTA 체결이 오래 걸렸고 힘들었느냐” 하는 것이었다. 한-칠레 정상이 합의한 지 5년만에 어렵게 체결된 우리나라의 첫 번째 FTA 체결이 아닌가. 그 체결이 갖는 의미는 칠레 수도인 산티아고 국제공항을 들어서면서부터 출입국관리소 직원의 얼굴에서도 읽을 수 있었다. 인천시 시장개척단이 FTA 체결 후 첫 번째 방문단이기 때문이라는 대사관과 KOTRA측의 설명이다.
칠레는 면적이 우리나라의 3.4배로 국토는 위로 열대에서부터 남극의 한대에 이르기까지 전 기후대에 길게 걸쳐 있으며, 인구는 1500만명, 1인당 GNP는 4천 300불이다. 면적이 넓고 자연자원이 많으나 인구는 적어 사람들이 여유가 있어 보이며, 다른 국가보다 사회가 안정적이라고 한다. 구리, 목재와 홍어 등의 수산물, 포도 등 농산물이 풍부하여 우리나라에도 많이 수입되고 있으며, 최근 구리 가격의 폭등으로 올해 5%의 경제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칠레는 제조업 비중이 GDP의 15%로 대표적인 공산품은 세탁기, 냉장고, TV 등이다. 대부분의 공산품은 외국으로부터 수입해서 쓰는 중남미 국가의 대표적인 자유무역국가이다. 따라서 시장진입에 제한이 없어 세계 모든 나라 공산품이 유통되고 있으며 경쟁도 치열하다. 수도인 산티아고 시내에서 운행되고 있는 자동차 4대중 1대는 우리나라의 제품으로 인기도 괜찮다고 한다. 수입관세제도는 독특하여 모든 수입상품에 대하여 6%의 단일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칠레는 EU와 FTA를 체결하여 2003년 2월 1일부터 발효하고 있으며, 미국과는 금년 1월 1일부터 발효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우리나라와 칠레간의 교역량은 자동차, 가전제품 등 15억불을 수출하여 칠레의 교역국 순위에서 6위를 기록하였다. 우리나라와 지난 4월 1일부터 FTA가 공식발효되면서 자동차, 컴퓨터, 휴대폰 등이 무관세로 칠레 시장에 진출하여 멕시코, EU, 미국과 경쟁할 수 있게 됨으로써 3,4년 이내에 7천만불 이상의 수출증가가 예상된다.
비오비오(Bio Bio)주는 칠레 중부 해안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인구는 174만명, 주도는 컨셉시온으로 석탄, 구리, 철광석 등의 지하자원이 풍부하고 철강, 정유산업이 발달해 있는 지역이다. 이 주는 파나마운하가 개통하기 전까지만 해도 아시아 지역에서 화물을 싣고 대서양으로 갈 경우 임시 정박하여 연료, 식량을 보급받는 중간기착지였던 곳이다. 칠레 정부에서는 콘셉시온을 남미의 허브항으로 개발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국제공항도 있어 인천과 공통점이 많은 지역이다. 조선공업이 발달하여 잠수함까지 건조하고 있는 칠레 조선의 메카이기도 하다. 또한 우리 나라의 남극 세종기지에 물품을 보급해 주는 전략적 요충지이기도 하다.
인천시와 비오비오주간 자매도시 체결에 앞서 의정서(MOU)교환으로 한-칠레간 FTA를 지방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게 되어 우리 나라 중소기업 진출의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일행의 도착부터 의정서 교환에 이르기까지 연일 매스컴의 취재대상이 되고 MOU 체결 장면이 톱뉴스로 장식되기도 하였다. 멀게만 느껴진 칠레가 국제화, 세계화 되고 있는 지구촌 시대에 가까운 이웃 국가, 자매도시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