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야가 20∼30㎝밖에 되지 않는 컴컴한 수십m 물 속에서 두 시간 넘게 목표물을 찾는 기분은 어떨까.
 “좋습니다. 좋으니까 하지, 싫으면 그런 위험한 일을 어떻게 하겠어요.”
 ‘한국구조협의회 인천시지역대’ 황영선(52) 회장. 육지와 바다, 그는 어디든 재해와 재난이 닥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는 ‘민간특수구조대’ 대장이다. 청원군 폭설, 이란 대지진, 한남대교 등 수십 명의 대원들을 이끌고 최근에 다녀온 곳 만도 서너 군데에 이른다. 물론 인명구조 등 혁혁한 성과로 현지인들의 칭송을 듬뿍 안고 돌아왔다.
 한국구조협의회는 해군 특수부대 출신인 탤런트 정동남씨가 지휘하는 전국 규모의 민간구조대이다. 그러나 일체 돈을 받지 않는다. 대원들 모두가 돈이 목적이 아닌 ‘봉사하는 기쁨’으로 이 일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1인당 500만원에 이르는 장비도 모두 회원들의 주머니돈에서 마련했다.
 “봉사란 게 해도해도 끝이 없고 할수록 욕심이 나는 일인 것 같습니다.”
 그가 인천시지역대 대장을 맡은 것은 지난해 11월. 그 때까지 ‘검찰청 법무부 범죄예방 선도위원’ 등 지역의 골치 아픈 여러 현안을 앞장 서 해결해 오던 황회장은 보다 크고 넓은 봉사활동을 향해 눈을 돌려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 마침 수년 전부터 정동남씨와 친분이 있던 그는 정씨에게 인천지역대를 만들겠다고 제안했고, 금세 60여명의 회원이 모였다.
 “대원들은 대부분 특수부대 출신으로 생업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이 터지면 다 팽개치고 팔걷고 나서지요. 보통 일이 아닌데도 대원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은근슬쩍 대원들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는 황회장의 동공엔 위험에 닥친 사람들을 향한 사랑의 불빛이 반짝인다. 
 지난 2월 연안부두 지역대에 이어 오는 10일 검단지역대가 발대식을 갖는다. 문동주(39)씨가 대장으로 취임하게 될 검단지역대에는 20여명의 대원이 동참한다. 검단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고향에서 살고 있는 그로서는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그의 소감은 거창하지 않다.
 “누구시든 어디서든 특수재난을 맞딱뜨린 분은 연락주십시오. 금세 달려가겠습니다.” <김진국기자> freebird@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