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여왕내외가 서울공항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3군군악대의 팡파르가 울려펴지면서 1883년 한ㆍ영 수교후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한 영국 국가원수를 환영하는 21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이어 엘리자베스 여왕내외는 트랩밑에 서있던 홍순영 외교통상장관과 반갑게 악수를 교환한뒤 도열병 사이를 통과하면서 출영나온 한ㆍ영 양국 관계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5분여만에 환영행사를 마친 엘리자베스 여왕 일행은 곧바로 대기하고 있던 대우체어맨 승용차에 올라 동작동 국립묘지로 향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부군 필립공은 이어 우리측에서 제공한 외빈 영접용 차량(체어맨)을 타고 동작동 국립묘지 현충문 앞에 도착했다.

 여왕 내외는 현충문 앞에서 최응조 국립현충원장의 인사를 받은뒤 여왕을 수행한 대릭 패칫 영국 외무차관 내외, 스티븐 브라운 주한 영국대사 내외 등과 함께 현충문에서 현충탑까지 50m 정도되는 회랑을 천천히 걸어 현충탑 앞에 섰다.

 현충탑까지 오는 도중 여왕은 약간 앞에 서서 걸었고 여왕의 오른쪽에 부군 필립공이 뒤따랐으며 수행원들은 한줄 뒤쪽에서 걸어왔다.

 여왕은 의례적인 행사에 익숙한 때문인지 무덤덤한 표정으로 시종일관했으나 필립공은 현충탑까지 가는동안 늘어서 있는 의장대와 주변조경을 둘러보는 등 여유있는 표정이었다.

 이어 여왕 내외는 현충탑에 헌화, 분향하고 진혼곡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묵념을 마친 뒤 다시 현충문으로 내려와 미리 준비된 방명록에 차례로 서명하는 것으로 10여분간에 걸친 행사를 끝냈다.

○…이어 엘리자베스 여왕과 부군 필립공은 오후 4시20분쯤 서울 서대문구 미동초등학교에 들러 학생들이 펼치는 태권도시범을 10여분간 관람했다.

 올해 개교 103주년을 맞는 미동초등학교의 태권도시범팀은 해외원정 시범 뿐 아니라 88년 서울올림픽게임 식전행사에서도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던 국내에서 하나밖에 없는 학생태권도시범단.

 여왕부부는 오후 4시15분 학교에 도착, 유인종 서울시교육감과 국민회의 김상현의원, 이성희 교장 등의 영접을 받으며 길 양편에서 영국국기 「유니언 잭」과 태극기를 흔드는 500여명의 학생들 사이를 통과, 강당으로 이동했다.

 이날 시범에서는 두께 1㎝의 판자 7개를 겹쳐놓고 격파하기, 8∼10명을 뛰어넘어 격파하기, 공중회전 격파하기 등 고난도 기술도 선보여 여왕내외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또 여왕내외는 얼굴이 앳된 초등학생들이 2단차기, 3단차기, 격파 등을 할때 숨을 죽이고 태극어린이들의 신기(神技)를 구경했다.

 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필립공은 격파 순간마다 감탄하면서 시범이 끝날 때에는 박수를 치는 등 강한 호기심을 보였다.

 시범이 끝난뒤 88명의 시범단 주장 홍진훈군(11)과 지의정양(9)이 꽃다발을 여왕내외에게 안기자 여왕은 환한 미소로 답했으며 단상에서 내려와 홍군에게 『나이가 얼마냐』고 묻는 등 관심을 표명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