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네사람중 누군가는 분명히 거짓말을 하고 있다.

 절도범 김강용. 김성훈 농림부장관, 유종근 전북도지사, 배경환 안양경찰서장 등 고위 공직자 3명. 본보가 15일 특종보도해 밝혀진 고위 공직자 집 절도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인 네사람은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어 국민들은 의아해 하고 있다.

 의문의 논란의 핵심은 간단하고 명료하다. 이들 중 누구의 주장이 맞느냐는 것이다.

 절도범은 많이 훔쳤다고 하는데 피해자는 오히려 적게 도난당했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지사는 김씨가 주장하는 미화 12만달러는 아예 있지도 않았고 도난 당한 3천5백만원은 처남이 맡겨논 사업자금과 서울사무소 업무추진비라고 해명했다.

 당초 도난 사실 자체를 부인했던 김장관은 한술 더떠 피해액수가 적어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대 부총장 재직시 학생이 선물한 그림 등 2점이 전부라고 밝혔다. 배서장도 5천8백만원이 아닌 8백만원으로 각종 수당을 모은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피해자들이 주장하는 피해 금품 규모의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고위공직자자인 그들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거액의 금품을 소지하고 있었음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지사는 피해액 3천5백만원 중 1천2백만원은 업무추진비라고 했는데 도지사 서울관사에 왜 업무추진비를 보관했냐는 것이다.

 김장관도 마찬가지. 그도 피해 그림이 학생이 그려 선물한 것으로 하찮은 것이라고 했지만 전문 절도범인 김씨는 운보 김기창 화백의 300호짜리 수묵산수화라고 정확히 기억, 설득력을 잃고 있다.

 배서장도 정보비와 각종 수당을 모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정상적으로 모은 돈을 김치냉장고에 보관한 이유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

 양측의 상반된 주장은 검찰의 수사결과 명백히 밝혀지겠지만 현직 도지사, 경찰서장관사에서 현금다발과 돈봉투가 나왔다는 것은 경제난으로 고통받는 국민정서에 비춰 납득할 수 없는 일인 만큼 당사자들이 돈의 출처를 당당히 밝혀야 할 것이다.〈최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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