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약 밴드」는 청소년 만화동아리다. 좀 더 정확히 하자면 자신들의 표현대로 만화에 「미친」 친구들의 모임이다. 골치 아픈 일들을 만화로 치료하는 밴드라는 의미에서 「두통약 밴드」이다.

 두통약 밴드는 이미 두 권의 작품집을 냈다. 제본이 잘된 150여 쪽이나 되는 두 권의 작품집은 3개월 간격으로 발간되었고 제법 팔리기도 하였다. 앞으로도 3개월 간격으로 작품집을 계속 낼 생각이다. 격주에 한 번씩 모여 작품을 평가하고 작품집을 준비하는 회원들은 이미 고정 팬을 확보한 작가들이기도 하다.

 리더를 맡고 있는 오희예양(19)은 만화에 미친 이유를 『만화는 시나리오를 만들고 콘티를 짜며 화면을 만든다는 점에서 영화 창작과 비슷해요. 하지만 영화는 시나리오, 조명, 촬영, 연기 등을 각자 역할을 나누어서 하지만 만화가는 혼자서 다해야하기 때문에 더 어려운 작업인 셈이지요. 하지만 그만큼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담을 수도 있죠』라고 말한다.

 이들에게 만화는 창작의 고통을 통해 그려지는 자신들의 세계이기 때문에 표절은 절대 금물이다. 작품집에 실린 「바보 선인장」, 「Each unknown fistful both」, 「가끔은 거꾸로」, 「月絃」, 「無限同感」 등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다양한 작품들은 그런 산고를 통해 나온 것들이다.

 만화 잡지에 실린 동아리 모집 광고를 보고 모인 두통약 밴드의 회원들은 모두 만화가를 지망한다. 고3인 시내(17)는 만화창작과에 진학하려 하고 민철이(17)는 부모님만 허락하신다면 일본에 만화 유학을 떠나고 싶어한다.

 비슷한 모습으로 비슷한 길을 걷는 또래들에 비해 생각이 많고 꿈도 많은 친구들이지만 그래도 고민은 있다. 시내는 두 번째 작품집 후기에 자신의 고민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혼자 해보려고 하니까 자유는 쟁취되었어도 실패의 두려움이 배가 됩니다.」

 자신들이 취재의 대상이 되었다는 점에 조금은 들뜨고 감격해하며 두통약 밴드 친구들은 세 번째 작품집을 준비하기 위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김영수ㆍ교육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