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교육열기 대륙이 들썩인다
한국인 교육열기 대륙이 들썩인다
  • 승인 200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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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민 빗나간 자녀교육
 중국, 이제 한국인들이 꿈꾸는 새로운 대륙.
 부모들에게는 중국이 다양한 생활편의와 관련, 여유로운 나라로 다가오지만 어린 자녀들에게 중국은 한국과 다름없는 삭막한 곳이다. 한국의 부모들은 한국을 떠나도 아이들을 상대로 한 끊임없는 욕심을 퍼붓고 있는 것이다. 사실 중국의 실상은 생활의 여유와 비교해 교육 여건만큼은 한국 교민들의 욕구를 채워 줄 만큼 좋지는 않다.
 유치원에서 부터 다양한 각국의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웨이하이(威海) 외국어 교육센터.
 지난 2000년 처음 문을 열었을 때 한국 주재원 자녀는 모두 5명, 그러나 2003년 65명에 이른다. 한국과 특히 교류가 많은 웨이하이지만 한국어를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다.
 칭다오(靑島)도 사정은 마찬가지. 칭다오에서 유일한 칭다오한글학교는 현지 화교학교에 사무실을 얻어 지내고 있다. 모두 250명의 초등 1∼6년 어린이들이 중국에서 한국말과 역사 등 정체성을 키워나가고 있다.
 유강희 교장(67)은 “일부 중국학교에서는 한국이 중국의 속국이라고 가르치는 곳이 많이 있다”며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토·일 한국 어린이들을 위한 한글교실의 문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베이징은 그나마 교육환경이 나은 편이다. 한국으로부터 지원받는 베이징한국국제학교와 함께 14개의 현지 국제학교들이 있어 교민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
 유치원을 시작으로 초·중·고 모두 420여 명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베이징한국국제학교도 중국 현지학교 한쪽을 빌려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교민들의 교육 극성을 고려해 서울 사립학교 수준의 실력있는 교사들을 초빙하고 미국인 영어교사, 한 반 정원 25∼30명 등 최고의 교육여건을 갖췄다.
 이 학교는 지난 98년 IMF로 현지 국제학교 입학금 등 수업료 부담에 따라 교민들이 학교를 세우자는 데 공감, 한국상회를 중심으로 신설해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은 유일한 학교다.
 세계 어느 나라 보다 뜨거운 한국의 교육 열기는 현지에서도 쉽게 드러난다.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과외는 기본이고 한국에서 건너간 전문 학원강사들까지. 간판을 내걸고 영업할 수 없는 현지 사정과 세금 회피를 위해 비밀리에 국어·영어·수학 등 주요과목을 가르치는 학원이 골목마다 즐비하게 들어서 운영될 정도다. 게다가 한국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학원 6∼7군데를 돌아다닐 정도로 부모들의 교육열이 높아 힘에 부친 아이들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는 것.
 이같은 현상은 한국인들이 몰리는 도시라면 어디서나 흔히 있는 일이다.
 한국 교민들의 자녀 교육 형태는 중국 학교를 보내거나 여러 나라 어린이들이 함께 공부하는 현지 국제학교를 대부분 선호하고 있다.
 중국 학교는 일반적으로 한국 학생 등 외국 학생들의 입학시에만 우리나라 돈 3백만 원 정도의 기부금을 받고 있어 교민들의 큰 불만을 사고 있다.
 그러나 더욱 큰 문제는 학생들과 중국학생들 사이의 마찰이다. 학교는 다니지만 이런저런 과외를 한다며 수업 빼먹기가 일쑤인 데다가 숙제를 하지 않는 것은 기본이라는 것. 특히 중국어 하나라도 배워가야 한다는 부모의 욕심으로 자녀들이 중국인 학교로 보내지지만 수업을 들을 만한 실력이 안돼 수업을 빼먹어가며 중국어 과외공부를 해야하는 등 어처구니 없는 형국으로 돌아가고 있다.
 또 화려하고 요란한 치장의 한국 아이들은 중국 아이들을 깔보는 등 학교에서도 골칫덩어리로 전락해 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래의 중국 아이들을 돈 없고 지저분하다며 외양만으로만 평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한국 아이들끼리 몰려다니며 크고 작은 사건들도 만들어 내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따라 교민들은 유년시절 느낀 한·중 어린이들의 갈등이 이들이 성장한 후 양 국가간의 갈등을 깊게 할 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기도 한다.
 김모(38)씨는 “수수한 옷차림에 과외도 하지않고 현지 중국 아이들과 지내는 아들을 보고 담임 선생이 한국아이 같지 않다는 말을 전했다”며 “한국의 아이들이 중국 아이들에게 보이는 배타적인 행동은 모두 부모들의 잘못인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이모(42)씨는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현재 한·중교류가 활발히 된다 안된다가 중요한 문제가 아닌 것 같다”며 “자기들이 최고인 줄 아는 한국 부모와 자녀들이 중국에서 멋대로 하는 행동과 사고방식이 10년 후 한국에 대한 중국인들의 불편한 감정이 경제·정치 면에서 드러나게 될까 사실 두렵다”고 전했다. <이은경기자> bulgo@incheo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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