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문호 빅토르 위고의 명작 「레미제라블」이 영화화돼 13일 국내 개봉된다.

 원작 「레미제라블」은 1862년 출간 이후 지금까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유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불후의 명작. 이미 30번 넘게 세계 각국에서 영화화됐고 뮤지컬 연극무대 등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시각으로 재조명돼 왔다. 이번 영화는 「정복자 펠레」로 유명한 빌 어거스트 감독이 연출, 구미 상영때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은 제미제라블 결정판이란 평을 얻었다.

 절도죄로 19년형을 선고받았던 전과자로 과거를 숨긴 채 홀로 외롭게 살아가는 비구시의 시장 장발장. 그는 불우한 이들에게 온정을 베풀어 시민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다. 그는 딸의 양육비를 벌기 위해 거리에서 몸을 파는 팡틴을 돌보면서 외로움을 달래나 옥살이 시절 간수였던 경찰서장 쟈베르의 끈질긴 추적을 받게 된다. 장발장은 쟈베르에 의해 자신의 과거가 밝혀지자 팡틴의 딸 코제트와 함께 수녀원으로 숨어들었다 코제트의 설득으로 다시 파리에 나와 살다 또다시 천적같은 쟈베르의 집요한 추적을 받는다.

 이 영화에서 주목받을 만한 부분은 선과 악, 법과 정의 사이에서 끈질긴 인연으로 맞부딪치는 장발장과 쟈베르의 연기 호흡. 「쉰들러 리스트」에서 오스카 쉰들러역을 맡았던 리암 니슨이 빵 한조각 훔쳤다 인생 전체를 큰 대가를 치르고도 <&08538>기는 장발장의 인간적인 고뇌를 깊이있게 보여주고 「샤인」의 제프리 러쉬가 법과 제도를 맹신하는 원칙주의자 쟈베르역을 맡아 카리스마스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이른 새벽 세느강변에서 이들이 서로를 용서하는 라스트 신이 인상적이다.

 장대한 스케일과 인간의 심리묘사가 탁월하다는 평을 얻고 있는 빌 어거스트 감독은 인간사회를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로 바라보게 만드는 사회제도에 거부했던 원작의 의도를 충실히 살려내려 심혈을 기울였다. 19세기 파리의 모습과 그 시대 생활상을 철저한 고증을 거쳐 재현해낸 점이 돋보인다.

 죄와 구원에 관한 진지한 사색을 체득하게 하는 절제된 연출력과 깊이 있는 영상미가 눈에 띄는 영화다. 〈구준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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