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4일 오전 11시, 인천-톈진지역 자동차 및 IT업체 기술상담회가 열린 중국 톈진시내 한복판 워커힐 호텔. 유창한 한국말로 상담회장을 바쁘게 오가는 한 여직원이 눈에 띈다.
 “필요하신 것 있으세요. 아, 통역관이요? 죄송하지만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중국어를 못하는 한국기업 관계자에게 친절하게 양해를 구하기도 하고 통역관의 통역이 어쭙잖으면 직접 통역을 거들기도 하고, 이리저리 필요한 서류 복사에, 잔 심부름까지….
 바로 주(駐)톈진인천대표처에 근무하고 있는 한족출신 양린(楊琳·22)씨다.
 한창 상담이 무르익을 즈음, 짬을 내 양씨와 자리를 함께 했다. “인천에 대해 많이 알겠네요.”라는 질문에 그녀의 대답은 “요즘 인천공부 많이 하고 있어요. 인천을 톈진에 제대로 알리려면 제가 먼저 알아야 되잖아요.”
 대표처에 근무한 지 이제 막 2개월밖에 안됐다는 그녀는 계속해서 인천이야기를 풀어갔다.
 “인천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됐다면서요. 축하드려요. 이제는 제 일이기도 하네요.”
 “인천에 한 번 가보고 싶어요. 퇴근하면 인터넷에서 인천 관련 내용을 수집하고 한국TV 프로도 많이 보지만….”
 대표처 생활에 마음이 드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톈진에는 한국 관련 공관이 없어요. 그래서 이렇게 인천에서 손님이 없는 날이면 톈진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관계자나 관광객, 교민들의 문의가 많아요. 일종의 외교공관 역할을 하는 셈이지요.”
 그래서 보람도 크단다.
 그녀는 지난 7월 톈진외국어대학교 한국어학과를 졸업하고 바로 총장 추천으로 대표처에서 근무하고 있다.
 “잘 모르지만 인천은 대단한 도시 같아요. 기회가 허락되면 꼭 한 번 가보고 싶어요. 인천에서 공부도 하고 싶고요”, “인천에 대해 잘 몰라 아직은 통역관 업무가 제일 큰 업무지만 앞으로 인천을 제대로 톈진시에 알리고 톈진을 또 인천에 제대로 알리는 ‘인천·톈진간 외교통’이 되는 것이 꿈이예요.”
 양린씨의 미래 주제어는 바로 ‘인천과 톈진’이다.
 <박주성기자>jspark@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