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서예인생 공개

 인천출신 서예가로 국내 서단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남전(南田) 원중식선생이 40여년 서예인생이래 처음으로 개인전을 준비중이어서 화제다. 오는 12월10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 서예관 전관에서 열릴 개인전은 기운생동하는 선생의 힘찬 필치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드문 기회로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10년전 모든 자리에서 떠나 강원도 인제군 상남면 내린천변 오지에 집을 짓고 서(書)에 정진하고 있는 남전은, 뭔가 새로운 것을 보여주자는 것보다는 그동안 서예인생을 중간정리하는 한편 공부의 한 과정으로 전시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남전은 개인전이라 하면 남들이 해내지 못한 창작품을 선보여야 한다는 일반 인식에서 벗어나 오히려 남들이 꺼리는 「임서작품」을 많이 선보일 계획이다. 역사적으로 잘 알려진 대가들의 필법을 따라 써보는 임서는 서예공부의 기초이자 가장 중요한 과정. 남전은 임서는 모방이 아니라 바로 창작과정이라 할 수 있다며, 서(書)든 화(畵)든 필력이 기본인데 바로 그 모필다루는 법을 배우려면 후학들도 임서에 충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잘 알려진대로 남전은 인천이 배출한 서예계 거봉, 검여 유희강선생(76년 작고)의 수제자의 한사람이다. 60년 초반 제물포고 졸업후 서울대 농대에 진학한 뒤 남전은 검여와 연을 갖게 됐다. 그는 스승의 고매한 인품, 중국 수천년 서법을 통달한 뒤 얻은 독특한 서풍에 매료되어 검여가 세상을 뜰 때까지 그의 곁을 지키며 검여의 서법을 익혔다. 청명 임창순선생은 『남전의 글씨는 그 스승의 제자답게 기백과 풍운을 숭상하며 준마가 거침없이 들판을 내닫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말로 남전의 서풍을 압축적으로 표현한 바 있다. ☎(0365)461-0526

〈손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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