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지않아 벌침을 암을 치료하는데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호주과학산업연구기구(CSIRO)의 분자과학연구팀은 벌침 속에 들어있는 독성분자의 구조를 변형시켜 현재 사용되고 있는 항암제에 비해 부작용이 크게 적은 새로운 암치료제를 개발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연구팀이 이용하려고 하는 물질은 벌침 속에 든 독소의 주성분인 멜리틴이라는 분자이다. 멜리틴은 벌이 침을 쏘면 다른 생물체 안에 들어가 세포벽을 뚫고 침투, 세포를 죽이게 된다.

 연구팀의 워크마이스터박사는 『우리는 멜리틴이 세포를 죽이는 기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인체에서 알레르기반응은 일으키지 않도록 분자구조를 변형시키는 연구를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해결해야 할 문제는 멜리틴이 건강한 정상세포는 건드리지 않고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죽이도록 선택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인체면역체계에서 암세포를 인지해내는 항체분자에 변형된 멜리틴을 결합시키는 방법을 개발중이다. 만약 이를 통해 멜리틴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죽일 수 있게 되면 화학적 항암치료의 최대 결점을 극복할 수 있게 된다.

 현재 항암치료의 화학요법에 쓰이는 약품들은 세포를 죽이는 효과는 뛰어나지만 선택성이 없어 정상세포까지 공격함으로써 머리가 빠지고 구토와 체중 감소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다.

 이런 부작용으로 인해 화학적 항암치료를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약의 양이 매우 제한되며 이 때문에 치료효과도 떨어진다.

 벌침의 독같은 면역독소를 암치료제로 사용한다는 개념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식물과 박테리아에서 얻은 독소를 이용해 약품을 개발하는 연구가 진행된 적이 있으나 이들 독소는 임상치료에 사용하기 어려울 만큼 독성이 강해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워크마이스터박사는 『멜리틴은 지금까지 사용된 식물이나 박테리아 독소에 비해 독성이 훨씬 약하다』며 『약품을 개발해 임상에 적용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 가능성에 대해서는 매우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