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에게 듣는다>인천컨테이너터미널 로저탄 사장
 국내 첫 항만개발사업에 대한 외자유치사업인 인천남항 컨테이너개발사업이 빠른 진척을 보이고 있다.
 2001년 7월 인천시 중구 항동7가 석탄부두 앞에서 사업 기공식을 가진 인천컨테이너터미널(ICT) 1단계 개발사업은 부지 매립공사를 완료하고 기반시설 조성공사를 벌이고 있다. 내년 6월 준공까지는 무난하게 공사가 진척돼 국내 최고수준의 컨테이너 전용터미널이 곧 인천항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같은 기대 속에서도 기존 인천내항을 중심으로 부두운영회사를 영위해온 업계에게는 벌써부터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다. 싱가포르 PSA사가 세계 항만 가운데 가장 효율적인 항만운영시스템을 갖췄을 뿐 아니라 저렴한 비용으로 항만을 이용할 수 있는 외항개발의 선두주자란 점 때문이다.
 이같은 기대와 우려 속에 25일 오전 11시 ICT 공사현장에서 향후 부두개발 운영을 총괄하게될 로저탄(44) 사장을 만나 부두개발과 운영에 관한 여러 가지 궁금증을 풀어봤다.
 -ICT는 어떤 부두이며 현재 공정은 얼마나 진행됐는지.
 ▲부지 매립을 완료했고 현재 공정률은 70%다. 3개 선석 부두개발이 완료되면 모두 1㎞의 안벽시설을 갖출 계획이지만 현재 1단계로 5만t급 선박 1척이 접안할 수 있는 안벽공사를 진행 중이다. 항로 수심은 최대간조 때 수심이 14m로 어떤 선박이든지 24시간 이용 가능하다.
 -최근 선박의 대형화 추세를 본다면 수심이 다소 낮은 것 같은데.
 ▲대형선이라 해도 선박의 폭과 길이가 클 뿐 수심은 이 정도면 충분하다. 6천∼7천TEU의 대형 모선도 이용 가능하다.
 -ICT는 어떻게 운영되는지.
 ▲PSA의 가장 큰 특징은 부두관리를 잘한다는 것이다. 컨테이너터미널 운영경험이 30여 년에 이른다. 세계적 선사나 화주들은 PSA의 높은 효율성을 좋아하고 있다.
 - 1단계 부두시설에서 설치되는 크레인은 어느정도인지.
 ▲일단 컨테이너 하역장비인 갠트리크레인 2기를 계획하고 있으며 연간 40만TEU(1TEU는 20피트짜리 1개 기준)를 처리할 계획이다.
 물량과 화물이 늘어날 경우 갠트리크레인 1기를 추가로 들여올 계획이다. 현재 싱가포르 터미널에는 1백여개가 넘는 많은 갠트리크레인들이 있기 때문에 추가 확보하는 문제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공사가 다소 지연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착공 초기 부지를 매립해 하는 공사이다 보니 안전성 문제를 검토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설계를 재검토하는데 2∼3개월이 소요됐으나 현재 공사가 빠르게 진척돼 내년 준공까지 문제가 없다.
 -2, 3단계 부두건설은 언제쯤 추진될 예정인지.
 ▲1단계 부두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지켜본 뒤 결정할 계획이다. 아무래도 노사문제가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이다.
 -ICT의 운영전략을 밝힌다면.
 ▲ICT가 운영에 들어가면 지역주민들에게 많은 취업기회를 주고 경제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이 부두의 운영전략은 그동안 인천항을 떠났던 선사와 화주를 다시 인천항으로 끌어들이자는 것이다. 수도권지역 화주들이 가까운 인천항을 외면하고 부산·광양항을 이용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며 이를 인천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세계최고수준의 운영회사인 PSA가 국내 첫 투자지로 인천항을 선택한 것에 대해 다소 의외라는 시각이 있는데.
 ▲PSA는 세계 10개국의 항만개발사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번 ICT 건설사업도 회사에서 볼 때 큰 규모의 투자이다.
 인천은 무엇보다 서울과 가깝고 배후에 많은 경제활동 인구가 있다. 지리적으로 상당한 이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PSA는 ICT개발에 앞서 2∼3년 간에 걸쳐 사전 조사를 했고 이번 개발사업의 성공에 확신을 갖고 투자하게 됐다.
 -부두 준공을 앞두고 현재 경인항운노조와 노사 협상이 진행 중인데 전망을 어떻게 보는지.
 ▲싱가포르는 정부와 기업, 노조가 하나가 된 것이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됐다.합리적 사고에 의해 일을 한다면 노사협상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ICT는 우선 영리를 목적으로 운영된다. 그러나 안정궤도에 오르면 지역을 둘러볼 것이고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이같은 지역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을 것이다. PSA는 기본적으로 인력과 자원을 아낀다는 점이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간다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 ICT에 앞서 중국 다롄(大連) 컨테이너터미널을 운영하고 있고 일본 기타큐슈의 히비키컨테이너터미널 사업도 추진 중으로 알고 있는데 이들 터미널과의 연계는.
 ▲다롄은 동북 3성을 배후로 하고 있고 인천은 경인지역을 배후로 하고 있다. 히비키터미널 역시 일본 서안지역을 배후로 하고 있으며 이 지역 물동량을 처리하는 것에 목적이 있으며 화물의 연계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ICT는 신규물량 창출을 우선하겠다고 하고 있으나 내항업계는 화물이 대량 옮겨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는데.
 ▲그같은 우려에 대해 들었다. PSA는 고객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현재 내항을 이용하는 선사나 화주를 대상으로는 어떤 영업도 하지 않고 있다.
 ICT는 기존 내항과 경쟁하자는 것이 아니라 인천항의 운영수준을 높여 고객을 끌어오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인천항을 이용하던 많은 선사나 화주들이 다른 곳으로 옮겨 갔는데 이는 항만운영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자체적으로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ICT도 고객을 뺏는 일은 없겠지만 선사나 화주가 ICT를 이용하겠다고 찾아오는 것은 말릴 수 없는 일 아닌가. <백범진기자> bjpaik@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