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작가 겸 연출가의 작품을 일본극단이 일본어로 공연하는 무대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마련된다.

 공연 작품은 「뜨거운 파도-여형사 이야기」. 「뜨거운 바다-동경에서 온 형사」와 「뜨거운 파도-평양에서 온 형사」 등 2편과 함께 오는 27일까지 서울 대학로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이들 세 작품은 일본 나오키상 등을 수상한 재일교포 작가 겸 연출가 김봉웅씨(일본명 스가 고헤이)의 75년작 「아타미(熱海) 살인사건」을 원작으로 한 작품.

 도쿄 경시청 기무라 형사부장과 젊은 형사 구마다, 미모의 여형사 하나코가 아타미 여공살인사건의 용의자를 조사하는 과정이 기본 줄거리다.

 73년 「뜨거운 바다…」라는 제목으로 일본에서 초연, 키시다 쿠니오상을 수상했으며 지난 85년 국내 배우들이 출연한 가운데 문예회관에서 공연돼 화제를 모으기도했다.

 이후 작품 주역을 여형사로 바꾸고 줄거리도 매춘부 사건을 중심으로 여성에 대한 차별과 멸시, 동성연애자의 삶, 재일한국인의 아픔 등을 다루는 내용으로 각색, 「매춘 수사관」이란 제목으로 96년 일본에서 선보인 바 있다.

 이번 공연작품 가운데 「뜨거운 바다…」는 전무송, 강태기, 김지숙, 최주봉 등 85년 서울 공연 당시의 출연진이 다시 꾸미는 무대.

 또 「뜨거운 파도-여형사 이야기」는 「매춘 수사관」의 이번 공연 제목으로 김봉웅씨가 95년 창단한 오이타 스가 고헤이 극단 단원인 요시미 아카리, 도다 사다유키 등 일본배우들이 일본어로 공연하게 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