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박물관 "인천금석대관" 발간작업 착수

 행정당국 및 시민의 무관심, 각종 개발 등으로 유실될 위기에 처해있는 인천지역 금석문(金石文)을 일목요연하게 조사ㆍ연구하는 작업이 올부터 시작된다. 인천시립박물관은 99년부터 3년 기간으로 인천시내 7개 구와 강화 옹진 검단 김포 시흥을 아우르는 지역의 금석문을 일제조사ㆍ채탁(탁본을 뜨는 것)해 「인천금석대관」을 발간한다.

 매년 1권씩 3집까지 발행될 「인천금석대관」에는 인천 및 옛 인천지역에 산재한 금석문의 사진과 탁본, 원문, 이를 우리말로 번역해놓은 해제 등이 상세하게 실릴 예정이어서 향토 금석문 연구와 자료보존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학계 연구자와 일반인의 이해를 돕기위해 박물관은 강화ㆍ옹진(1집, 99년 발간), 서구ㆍ검단ㆍ김포ㆍ부평구ㆍ계양구ㆍ동구 등 인천 서북지역(2집, 2000년), 남구ㆍ중구ㆍ남동구ㆍ연수구ㆍ시흥 등 인천 남동지역(3집, 2001년)으로 나눠 집중적으로 발굴ㆍ조사작업을 할 계획이다. 현재 「강도지」 「옹진군지」 등 강화ㆍ옹진 관련 문헌 조사를 마쳤으며, 다음주부터 박물관 학예연구사와 학계 연구원으로 현장확인조사팀을 구성해 이 지역의 금석문 내용, 수, 크기, 탁본가능 여부 등을 조사한다. 8월까지는 탁본제작을 마친 후 탁본 활자화작업을 거쳐 연말께 「인천금석대관」 1집을 낼 예정이다.

 시립박물관의 금석문조사는 50년대 초 박물관 개관당시로 거슬러올라간다. 초대관장이었던 이경성씨(현 명예관장)가 인천의 주요 금석문 9건의 원문을 필사로 옮겨놓는 등 자료조사를 시작했으나 이후 명맥이 끊어졌다가 뒤늦게나마 올해 금석문 현황조사와 탁본예산으로 1천80만원이 책정돼 조사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이미 지역 향토연구가 이훈익옹이 「인천금석비문집」을 낸 바 있으나 원문해제나 탁본작업 등이 병행되지 않아 참고자료로만 이용돼왔다. 「인천금석대관」 발간은 따라서 인천시가 체계적인 학술총서를 갖추게 됨을 의미한다. 경기도는 지난 81년부터 「경기금석대관」을 내기 시작해 7권까지 발간한 바 있다.

 금석문이란 쇠붙이(金屬)나 돌붙이(石類)에 새긴 글씨 또는 그림으로, 그 시대 사회ㆍ사상ㆍ미술ㆍ공예 등을 밝히는데 중요한 역사자료이다. 우리의 경우 중국과 달리 금문(金文)보다 석문(石文)이 많으며, 종류는 묘비, 신도비(죽은 이 일생을 기록해 묘 동남쪽에 세운 비), 사적비 등 다양하다. 인천은 비석류가 주류를 이루는데 동춘동ㆍ도림동ㆍ검단ㆍ강화군에 묘갈, 신도비, 사적비 등 다양한 형태로 분포해있다.

〈손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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