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의 취임이후 반년 가까이 구성을 미뤄온 한나라당 당무위원회가 설 연휴가 끝난 18일 전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한나라당은 이날 당헌상 총 60명 이내로 규정한 당헌 규정에 따라 당연직 31명과 지명직 29명으로 확정한 당무위원회 명단을 발표했다.

 당무회의가 평상시 최고 의결기구인 점을 감안할 때 이날 발표된 당무위원명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계파별 분포도를 가늠할 수있는 지명직 위원명단이 상징하는 의미가 작지않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29명의 지명직 위원에는 3선 이상의 의원중 17명, 원외 3선급 이상 5명과 함께 정형근 기획위원장, 장경우 홍보위원장, 여성몫의 임진출의원, 재선몫으로 박종웅ㆍ김영일의원, 초선과 원외로서 이상배의원과 김성식 충남예산지구당위원장 등이 포함됐다.

 당무위원 선정에 대해 신경식 사무총장은 『가장 큰 기준은 원내ㆍ외를 불문하고 3선 이상을 지낸 인사들을 전원 당무위원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다만 3선 이상 의원중 당 고문이거나 국회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 사람들은 당무위원에서 제외했다고 덧붙였다.

 이총재가 이같은 기준을 내세운 것은 선수 위주로 당무위원을 지명, 당내 각 계파의 시비 가능성을 아예 없애는 동시에 그동안 이총재가 초ㆍ재선 강경파 중심으로 당을 투쟁일변도로 이끌어왔다는 다선의원들의 불만을 일부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함으로써 비주류 및 다선의원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번 당무위원에는 비주류 인사인 서청원, 정창화 전사무총장과 이세기의원이 지명직 당무위원에 포함된 것도 주목된다.

 한편 이한동, 김윤환 전부총재는 당 고문이라는 이유로 당무위원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밖에 현재 국회에 체포동의안이 제출돼 있는 서상목의원을 당무위원에 지명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당안팎에서는 이로인해 뒷말이 적지 않다. 또 재선이기는 하지만 청와대비서실장과 경제부총리를 지낸 한승수의원을 배제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당무회의 구성과 관련 정치권에서는 이총재가 당을 사당화하고 있다는 비주류의 공격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이제는 대여 강경투쟁을 접고 총재회담 등을 통해 정국을 복원시키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조태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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