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빈 주한 중국대사 인터뷰-인천차이타운클럽 고문 추대
 리빈(李濱) 주한중국대사가 16일 창립된 ‘인천차이나클럽(회장·안상수)’의 고문으로 추대됐다.
 그는 “인천은 한국과 중국이 정식 수교를 맺기 오래 전부터 사실상 한국의 대중국 교류의 교두보 역할을 해 온 전진기지였다”고 인천을 평가하고 “인천차이나클럽의 창립으로 양국 관계가 더욱 아시아의 동반자적 관계로 성숙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창한 우리 말을 구사하는 리대사는 인천차이나클럽 창립총회에서 역시 우리 말로 축사(祝辭)를 한 데 이어 오찬장 헤드테이블에서도 막힘없는 말솜씨로 좌중 인사들과의 친화력을 과시했다.
 중국 사정에 정통한 국내 인사로 잘 알려진 안시장과 한중친선협회 이세기회장 등은 그동안 적지않게 리대사와 조우해 왔지만 그의 우리 말 솜씨에 대한 칭찬은 대단하다.
 그는 공식적인 축사를 통해 인천이 대중국 관계에 있어 “천시(天時), 지리(地理), 인화(人和)의 우세를 갖추고 있다”고 표현했다.
 리대사는 인터뷰 내내 시종 밝은 표정이었다. 다만 인천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다 구체적인 관심 표명에 대해서는 직답을 회피했다.
 다음은 리대사와의 일문일답. <인터뷰는 대부분 우리 말로 이뤄졌다. 그러나 미묘한 어감의 차이가 있는 부분은 중국어로도 진행했다. 중국어 인터뷰는 인천일보 중국담당 전문기자가 함께 했다.>
 
 ― 경제와 문화, 관광 등 전분야에 걸친 양국관계 교류확대를 모토로 인천차이나클럽이 출범했다. 인천차이나클럽이 갖는 의미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인천은 수교 전부터 90마일밖에 안되는 중국 산둥성과 교류를 가져온 명실상부한 중국과 한국 교류의 교두보다. 이같은 인천에 차이나클럽이 출범했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경제협력에 치중돼온 양국관계가 경제는 물론이고 문화와 예술, 과학기술 등 양국사회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는 추진력을 인천차이나클럽이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인천은 이를 계기로 향후 양국관계에 있어 가장 활력있는 도시로 급부상할 것이다.
 ― 인천시가 중국정부를 상대로 중국문화원과 중국영사관의 인천 차이나타운내에 유치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견해를 밝혀달라.
 ▲중국문화원은 이미 서울에 설치키로 정해 금년 중 개관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영사관은 현재 중국 내 북경에 주중 한국대사관을 비롯 상해와 심양, 홍콩 등 모두 5개소에 영사관이 설치돼 있고 한국에는 서울에 주한 중국대사관과 부산에 영사관이 설치돼 있다. 상호주의에 입각해 한국 내 추가적으로 영사관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인천 외에 대전과 광주, 대구 등도 영사관 유치신청을 내놓은 만큼 공평한 입장에서 영사관 입지 적지를 면밀히 검토해 나갈 것이다.
 ― 인천에 국내 최대의 차이나타운이 이미 조성돼 있다. 차이나타운에 대한 귀국의 지원계획은 있는가.
 ▲민간부문이라 정부차원에서 다룰 일은 아니다. 그러나 오는 2005년 8월에 세계화상대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만큼 많은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인천은 서울에서 가까운 만큼 참가자들이 차이나타운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고, 이를 통해 과거 번창했던 ‘차이나타운’의 명성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 차이나타운내 화교학교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한 지원대책은 있는가.
 ▲서울의 화교중학교의 교육과정이 점차 대륙식으로 변하고 있다. 화교들이 먼저 바라고 있는 만큼 인천 화교학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특히 서울처럼 민간기업 차원의 지원과 협력을 유도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 중국은 상해 푸둥지역에 신도시를 조성,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인천 송도정보화 신도시 개발에 대한 발전적 제안이 있다면.
 ▲푸동은 장기 주거권을 부여하며 투자유치기업에 대해 각종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책을 펴고 있다. 특히 시정부가 직접 투자나 입지소속을 대행해 주는 등 공무원들이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 원스톱(One-Stop)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천에 있어 푸둥개발은 좋은 전례가 될 것이다. <인터뷰=권혁철 정치부장, 정리=박주성기자·김성해 중국담당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