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창굿은 강화 외포리마을에서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대동굿이다. 외포리마을 주신 득제장군(또는 득태장군)을 모신 제당인 상산당에서 2~3년에 한번씩 펼쳐진다. 곶창굿은 전통적인 마을 대동굿의 형태와 내용을 잘 유지하고 있는 특징을 지닌다. 어업을 하는 정포마을과 농업을 하는 대정마을의 풍년 풍어를 함께 기원하는 형태를 띠며, 그 유래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꽤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다.

 만신 정정애씨(67ㆍ강화군 강화읍 선문리 468)는 외포리에서 면면히 지켜져 내려온 곶창굿의 보존회장이자 상산당의 당주이다. 예술의 경지에 오른 명인이나 장인과는 격이 다르지만 점차 잊혀져 가는 전통 굿의 계승자란 점에서 가치가 있다.

 정씨는 본인의 의지와는 전혀 다르게 만신이 된 이력을 갖고 있다. 결혼 후 34세때 우연히 시누이가 마련한 첫머릿굿(재물굿)을 보러갔다가 신병이 들어 무려 두달동안 고생하다 인천에 있는 박수무당으로부터 내림굿을 받았다.

 『처음에는 신이 내린 줄 전혀 알지 못했어요. 본래 굿하고는 거리가 멀었고 싫어하기도 했는데 첫머릿굿을 본 날 갑자기 하반신을 쓸 수 없고 음식도 먹을 수가 없더군요. 한달 이상 고생을 했는데, 꼭 두달 후 외포리 당에 가서 내림굿을 하고 만신이 됐어요.』

 신이 내려 만신이 된 이후에는 당시 외포리 상산당의 당주였던 조화유 만신의 신딸이 돼 조씨와 함께 곶창굿을 관장해 왔다. 지난 94년 조만신이 작고한 이후에는 뒤를 이어 곶창굿을 전승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총 7가지 곶창굿중 정만신이 주관하는 종목은 숫살굿, 초부정 초가망 장군 대신굿, 선주굿 기내림굿, 뒷전 한마당 놀이굿등 4가지다. 이 가운데 숫살굿은 바다에서 사고를 막기 위해 잡귀를 풀며 용왕님을 맞이하는 굿이고 초부정 초가망 장군 대신굿은 당할머니신을 모시고 대동 부정을 풀어내는 굿. 선주굿 기내림굿은 대동기와 장군기 뱃기를 순번대로 세웠다가 내리는 굿이며 뒷전 한마당 놀이굿은 마을 축제한마당 성격의 굿이다.

 곶창굿이 민속학자들에 의해 발굴돼 지난 97년 7월 인천시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뒤에는 공연을 통해 곶창굿을 외부에 알리는데 힘쓰고 있다. 지난해 8월 인천 수봉공원에서 첫 정기발표 공연을 펼치고 강화군이 주최한 고인돌축제에서도 선을 보인 뒤 11월에도 외포리 돈대광장에서 2번째 정기발표회를 가졌다.

 『외포리 곶창굿은 원래 풍어, 풍농을 기원하는 굿인데 신어머니(조화유 만신)는 어민들을 위주로 한 굿만을 펼쳐 농민들의 불만이 많았어요. 제가 주관할때엔 공평하게 치렀는데 이때부터 농민들의 불만이 거의 없어졌어요.』

 정만신은 『2~3년마다 한번씩 열리는 곶창굿은 선주들이 비용을 추렴해 치렀는데 요즘은 배 부리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 한번에 2천만~3천만원하는 굿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어려움이 많다』며 『무형문화재로 지정됐으나 혼자서 굿을 보존하기가 무척 어렵다』고 말했다.

〈구준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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