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이 크게 늘고 있어 걱정이다. 우리 경제가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동안 잠잠하던 사치성 소비재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가까스로 외환위기를 벗어난 우리로서는 무엇보다도 제2의 환란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1월중 수출이 99억3천만달러로 작년 동월에 비해 3.7%신장에 그친 반면 수입액은 15.4%증가한 86억4천만달러를 기록 무역수지 흑자가 6억9천만달러에 머물고 말았다. 이런 추세라면 나라빚이 다시 쌓이게 될 것이 뻔하다.

 여기서 강조해 둘 것은 지난해 3백99억달러 무역흑자를 달성한 것은 수출이 잘 돼서만이 아니라 수입이 줄었기 때문이었다는 사실과 낭비라는 망국적 망령이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라스베이거스에서 한국인이 도박으로 거액의 달러를 탕진한 일이 벌어졌는가하면 국내에도 유능한 의사가 많은데 신병치료를 한답시고 미국행(美國行)이 줄을 잇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부유층의 빗나간 행실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며 나라살림이 밑빠진 독이 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이다. 이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물론 국가경제를 좀먹는 외화낭비에 대해서 더 늦기전에 적절한 조치가 강구되어야 하겠다. 외화낭비는 환란을 불러온 중요 원인중의 하나였다. IMF탈출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위기의식이 실종되면서 분에 넘치는 거품소비의 징후들이 나타났다는 지적이다. 「한국이 작년의 경제위기를 극복했다고 자기만족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 경제회복을 위한 전투의 승리를 선언하기엔 너무 이르다.」 휴버스 나이스 국제통화기금 아시아 태평양 국장이 한 말이다. 이는 우리 모두가 귀담아 둬야 할 경고가 될 것이다.

 문제는 수출인데 수출을 하려면 원자재 수입이 늘어나게 되고 앞으로 경기회복이 본 궤도에 오를 경우 수입도 그만큼 증가할게 틀림없다. 그러나 애써 외화를 벌어들인다해도 한쪽에서 흥청망청 한다면 악순환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런데도 나라일이 복잡하다보니 외화유출의 심각성을 제대로 짚어내는 모서리 조차 없는 실정이다. 한국사람은 너무 빨리 샴페인을 터뜨린다는 비판이 그래서 나온다. 낭비풍조를 억제하는 대책을 세우는 것이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