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정 검찰총장의 대국민사과와 검찰의 대전 법조비리 수사결과 발표와 관련, 서울ㆍ부산ㆍ인천 평검사들이 서명을 받는등 검찰수뇌부 사퇴를 촉구하고 나서 대전 법조비리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져 주목되고 있다. 이종기 변호사 수임비리사건을 수사해온 검찰은 지난 1일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무릅쓰고 엄벌했다고 발표했지만 시민단체들은 일반시민들이나 이 사건에 연루된 검찰직원들과는 형평이 맞지 않다는 이유로 강력하게 반발하는 등 후유증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부산지검등 평검사들이 대전 법조비리 수사결과에 집단반발, 검찰수뇌부의 사퇴를 촉구하는 연판장을 작성, 상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사태추이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같은 평검사들의 집단행동은 검사 동일체의원칙에 상명하복이 생명인 검찰조직에서는 미증유의 사태로 심재륜 고검장의 항명에 이은 것이어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전 법조비리사태이후 심재륜 대구고검장의 항명파동이 불거지면서 검찰내부에 불만의 실체가 드러난 것이고 게다가 김태정 검찰총장의 대국민사과에 있어 책임과 관련된 발언이나 사퇴의사 표명이 없었다는 것이 불을 지핀셈이다.

 그동안 검찰 내부에서는 검찰수뇌부가 너무 정치권에 끌려다닌다는 일반적인 비판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이번 사건 수사 과정서 대가성 없는 전별금조차 수사 도마위에 올린 것은 너무 심했다는 피해의식도 작용했으리라고 본다. 따라서 검찰 수뇌부는 개혁을 요구하는 평검사들의 충정을 겸허히 수렴해야 함을 강조한다. 한편 검찰은 이번 사건을 한달 가까이 수사해오면서 결과는 비리에 연루된 검사 가운데 6명의 사표수리와 2명의 자체징계, 판사 5명을 대법원에 통보하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 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변명할 수 없다.

 이런면에서 검찰수뇌부는 평검사들의 집단행동을 검찰의 정치적 중립확보와 근본적인 검찰개혁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따라서 검찰은 어제 소장검사들과 회의를 갖고 격의없는 토론을 가졌다고는 하나 평검사들의 요구사항을 수렴해 한시바삐 사태를 수습해야 함을 강조한다. 그리고 검찰은 이번 기회를 거울삼아 투철한 공직자의 사명감을 갖고 자기혁신을 통해 거듭 태어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