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소재의 공포로 영화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두 편의 영화가 엄동설한 속에서 잎이 뾰족뾰족한 ‘얼음꽃’으로 피어나고 있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큐브2’(안드레이 세큘라)와 지난 10일 개봉한 ‘링’(고어 버빈스키)은 공통분모를 지닌다.
 ‘큐브’나 ‘링’시리즈의 속편인 이 영화들은 이색적인 소재를 모티브로 하고 있으며 헐리웃 영화답게 하이테크해진 스타일과 규모를 자랑한다.
 ‘큐브’는 ‘살아 움직이는 살인큐브’란 독특한 소재를 다루고 있으며, 이번 미국판 ‘링’은 원작 일본의 ‘링’ ‘링 라센’ ‘링 오리지널’ 등의 후속작을 만들어 내는 등 ‘링 공포’란 새로운 쟝르를 만들어 냈다.
 ‘큐브2’는 4차원 하이퍼큐브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전작의 부비트랩들이 큐브 속에 설치된 함정 수준의 아날로그적인 부비트랩들이었다번 이번엔 4차원의 화려한 부비트랩들로 교체됐다.
 미국판 ‘링’ 역시 일본판 ‘링’의 스토리 라인에 헐리웃 공포영화의 요소를 가미했다. 심리적 공포를 강조했던 원작과는 달리 헐리웃 공포영화의 트레이드 마크인 끔찍한 시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큐브2’는 ‘큐브’에서 풀리지 않았던 의문을 파헤친다. 큐브의 실체는 무엇인가, 누가 그리고 왜 큐브를 만들었고 사람들을 가두었을까. 어느날 한 여자가 가로 세로 높이가 4.2m인 정육면체 방에서 깨어난다. 천장과 바닥, 사방에 해치 모양의 출입구가 있지만 어느 쪽을 열어봐도 똑같이 생긴 방이 끝없이 반복될 뿐이다. ‘큐브2’에 등장하는 사람은 모두8명. 이 가운에 이미 숨을 거둔 채 발견된 물리학자를 제외하고 남은 7명의 남녀는 끝없이 이어지는 정육면체의 공간속에서 끝없이 활로를 찾아 헤맨다. 여기에 왜 갇히게 됐는지, 누가 큐브를 만들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단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 모두가 큐브의 비밀과 관련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반목과 갈등은 눈덩이처럼 커져만 간다.
 ‘링’은 원작의 축축한 공포를 걷어내고 깔끔한 헐리웃 공포영화의 외피를 덧입혔다. 각기 다른 장소에서 그러나 모두 같은 날 밤 10시에 일그러진 얼굴로 죽은 4명의 시체가 발견된다. 기자인 레이첼(나오미 왓츠)은 조카 케이티의 죽음에 의문을 갖는다. 케이티가 죽은 바로 그 시간에 남자친구가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했고 다른 남녀도 의문의 죽음을 당한 것이다. 주변의 친구들 사이에선 죽은 이들이 모두 저주받은 비디오를 봤기 때문이라는 말이 유령처럼 떠돈다. 레이첼은 일주일 전 케이티와 친구들이 묵었다는 쉘처 산장을 찾아가서 비디오를 보게 된다. 사다리, 거울,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여인 등의 악몽의 이미지들이 나타나는 비디오가 끝나자 어디선가 ‘일주일’이라는 전화가 걸려온다.
 ‘큐브2’의 러닝타임은 95분, ‘링’은 115분이며 등급은 모두 15세 이상이다.<김진국기자> freebird@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