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건축가와 대표적 건축물

(2) 안 길 원씨

무영건축대표ㆍ대한건축학회장

『인천은 21세기 첫 출발선상에서 아시아 교역의 거점도시로 주도적인 역할을 해낼 폭발적인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건축이 그 시대를 표현하는 문화유산이라는 점을 감안할때 국제도시에 걸맞는 건축관련 프로젝트는 인천의 미래를 위한 핵심이지요.』

 국내 6천여 건축사무소중 설계수주 실적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주)무영건축 안길원 대표이사(57)의 인천발전을 위한 열정이 담긴 일언이다.

 대부분 수입품에 의존하는 국내 소프트업계에서 최초로 한국형 CAD프로그램을 개발, 건축계에 일대 혁신을 불러일으긴 선발주자로 이미 관련업계에서는 유명세를 톡톡이 떨치고 있는 업체가 바로 무영.

 85년 서울 강남 역삼동에서 간판을 내걸고 건축설계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이미 안씨는 이 분야 업무의 컴퓨터화를 시도, 그뒤 현재까지 국내 대형 건축프로젝트에서 실력을 발휘해왔다.

 『건축은 바로 종합예술이자 과학의 실체라고 생각했지요. 일단은 선진기술을 보고 배우는 것이 필요하므로 직원 해외연수와 재교육을 강도높게 진행시켰습니다.』

 그가 설계수주한 대형사업만도 95년 현상당선돼 현재 설계를 진행중인 고속전철 남서울 역사를 비롯, 지난해 설계를 완료한 경기도청사와 경기도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줄을 잇는다.

 특히 인천지역에서 이미 완공된 대형 건축물이나 앞으로 진행될 대형 프로젝트에도 무영의 손길이 닿지 않은 건축물은 드물정도. 97년도 인천시로부터 건축상 금상을 받은 인천종합터미널역사와 지방공사 인천의료원, 대한적십자사 혈액원, 여기에 계양구청사와 동구 주거환경개선지구인 송현아파트단지에 이르기까지 모두다 공들인 작품이다.

 그가 이끄는 업체가 국내건축 상위권에 속한다는 이유만으로는 설명이 완결되지 않는 그 무엇, 그 이면에는 바로 안씨의 인천에 대한 애틋한 사랑이 담겨있다. 태어난 곳은 황해도지만 초등학교때부터 생활이 스민 곳이 인천으로 인천고등학교와 인하공대 건축과 동문들은 그의 소중한 벗이다.

 『인천이 상대적으로 도시적 환경이 열악하다는 사실은 언제나 나에게 있어 제1의 안타까움이었습니다. 기회가 닿을 때마다 지역 건축물에 참여해야 한다는 생각은 어찌보면 일종의 사명감과도 같은 것이었지요.』

 건축설계 뿐만 아니라 이 분야에서 다각적인 활동을 주도하고 있는 안씨가 올해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은 건축남북교류. 즉 회장직을 맡고 있는 대한건축학회에서 연내에 남북 건축전문인이 참여하는 학술세미나 유치를 위해 준비를 해왔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건축문화의 해」를 맞아 조직위원회 위원으로까지 위촉, 어느해보다 그에게 맡겨진 일이 많다.

 외길 인생을 살아오면서 그의 마음속에 자리잡힌 건축철학에는 바로 진실이 배어 있다. 『건축물이란 도시의 미적감각과 풍요로운 터전을 제시하는 것이지요. 진정한 건축가는 철저한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그 시대의 문화를 조형으로 재창조해내는 사명감을 온몸으로 느껴야 합니다.』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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