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6년 병인양요(丙寅洋擾)때 프랑스가 약탈해간 외규장각(外奎章閣) 도서를 반환 받을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되었다는 소식이다. 프랑스측이 최근 이 문제를 협의할 대표로 자크 살로와 감사원 최고위원을 선정했다고 통고해 옴에따라 우리정부도 협상 재개를 위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문화의 세기로 전망되는 21세기를 목전에 둔 시점인지라 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기대가 크다. 잃어버린 우리 문화유산들이 우리곁에 다시 살아났으면 하는 기대이며 그로해서 양국간의 우의가 더욱 돈독해졌으면 하는 기대에서다. 우리는 남의 것을 억지로 요구한 것도 아니며 어디까지나 우리의 것을 돌려달라고 요구한 것임을 강조해 둔다. 동시에 그것은 유네스코의 약탈유물 반환협약의 정신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점을 상기하고 싶다.

 잘 알려진 것처럼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있는 고문서들은 한국의 옛 국가도서관인 규장각의 한 분가인 외규장각에 있던 소중한 우리의 것이다. 그것은 약탈경위를 보면 알 수 있다. 대원군의 천주교 박해를 구실삼아 로즈제독이 이끈 극동함대는 강화도를 침공 무수한 우리 문화재 등을 빼앗아 갔다. 이러한 사실은 프랑스인 자신들의 기록에 의해서도 소상하게 밝혀져 있는 것이다.

 우리가 여기서 한가지 배울 수 있는 것은 구미의 나라들은 자기 나라 것만이 아니라 외국의 문화유산을 수집ㆍ보관해 왔는데 우리의 것은 뿔뿔이 흩어져 있는 것이 바로 우리 사회다. 그래서 정부가 내세우는 문화의 세계화나 지역문화의 활성화와 같은 과제들이 모두 중요한 것이긴 하지만 그보다 더 시급한 것은 지금은 잃어버린 우리의 문화재를 다시 찾는다는 것은 민족의 자존심이 걸린 일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한 나라의 문화유산은 국가를 되살리는 기능을 하고 사회를 밝히는 역할도 하는 것이다.

 우리는 문화를 사랑하는 프랑스가 민족적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한국인의 충정을 이해하고 빼앗아간 우리 문화재를 빠른 시일안에 모두 돌려주기 바란다. 양국은 지난 93년 약탈해간 340권중 296권을 10년기한으로 대여하고 5년마다 자동연장하는 「장기 대여」 방식에 합의했다지만 완전히 되돌려 받을 수 있도록 외교력을 발휘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