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 부문 대상 김미선씨
 “다시 미술을 시작한 지 수년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큰 상을 타게 돼 너무 기쁘고 또한 당황스럽습니다. 앞으로 그림에 더욱 열중하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이고 계속 매진하겠습니다.”
 서양화 부문에서 영예의 대상을 차지한 김미선씨(41·여·남동구 만수6동)는 서울여대 공예과에서 섬유염색을 전공한 관계로 서양화 분야와는 다소 거리가 멀었던 미술인이다.
 특히 대학교 졸업 후 결혼 등으로 그림을 멀리했던 김씨는 98년께부터 지역 서양화가인 박승천 선생에게서 본격적으로 서양화 수업을 받기 시작, 3년여만에 큰 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김씨의 대상작 ‘정지된 시간’은 황폐화된 도시에서 인간성을 상실한 공간인 폐차장 모습을 통해 세상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언제나 인간을 대신해 부지런히 움직여왔던 자동차가 생명을 다하고 폐차장에 서 있는 모습이 바로 ‘정지된 순간’이다.
 심사위원들은 현대적 감각과 구조적 테크닉을 살린 점에 후한 점수를 매겼다.
 김 화가는 폐차되는 자가용의 유리에 붉은 색을 가미, 인간성 회복에 대한 기원을 담았다고 한다.그녀는 인천 신명여고를 졸업했다.
 
 문인화 부문 대상 이완식씨
 “아직 문인화 분야가 정착되지 못한 우리 미술계 현실에서 문인화 발전에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될 수 있을 것이란 심정으로 출품했는데 큰 상을 타게돼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문인화 부문에서 대상을 거머쥔 이완식씨(41·부평구 산곡동)는 수상소감으로 문인화에 대한 올바른 평가 기회를 갖게된 점을 내세울 정도로 문인화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미술인다.
 문인화는 먹의 색깔을 표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씨는 이번에 출품한 작품 ‘墨竹(묵죽)’에서 잎모양을 섬세하게 표현하는데 가장 역점을 뒀다고 말한다.
 대나무에 관심을 갖고 주요 소재로 그려오던 이 작가는 대나무와 먹의 화해로운 조화를 이뤄낸 작품을 출품, 심사위원들로부터 ‘여백의 미가 두드러졌다’는 평가를 받아, 대상작으로 선정됐다.
 계정 민이식 선생에게서 문인화를 배운 이씨는 대한민국 문인화대전에 입선한 것을 비롯해 지난해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2001 청년작가전’에 선발되는 등 발전 가능성 있는 문인화작가라는 평을 받아왔다.
 “조속히 화단에 문인화 분과가 따로 생겨 문인화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이뤄지길 바란다”는 이 작가는 산곡동에서 학원을 운영하며 작품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조각 부문 대상 구자신씨.
 “요즘 어린이들은 컴퓨터와 오락으로 상징되는 기계 문명에 심취해 제대로 된 놀이문화를 알지도 못하고 즐기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어린이들에게 자연을 벗삼아 노는 모습을 전달하고 싶어 ‘나 어릴적에’란 제목의 테라코타 작품을 제작, 출품했습니다.”
 38회 인천시미술대전 조각부문에서 대상을 차지한 구자신씨(40·여·남동구 간석동)는 어린이들을 주제로 한 작품을 꾸준히 창작하고 있는 초등학교 선생님이다.
 인화여고를 졸업한 구 교사는 인천교대를 거쳐 홍익대 교육대학원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했다.
 학생들을 지도하는 입장에서 개인주의에 빠져있는 어린이들의 앞날을 크게 걱정하고 있는 구 교사는 놀이문화를 살리는 것이 공동체의 참의미를 가르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인천시초등교원미술작품전 등에 지속적으로 작품을 출품해온 구 교사는 흙사모(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도 참여, 전시회를 가져왔다.
 앞으로도 자연과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작품세계를 계속 펼쳐 나가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구 작가는 점토를 구워내 형상을 만드는 테라코타가 이 같은 주제 표현에 가장 적합한 것 같다고 자랑한다.
 <김기준기자> gjkim@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