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아트홀 전시실 무료대관 15년

 IMF시대, 형편이 어렵다는 이유로 문화부문 지원ㆍ후원이 대부분 축소ㆍ취소되는 요즈음 한 지역 금융기관이 변함없이 본점 시설일부를 문화예술인을 위해 무료로 제공, 귀감이 되고 있다. 더구나 앞으로 지점의 지하공간도 지역민을 위한 무료 전시시설로 활용할 것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토착기업 한서상호신용금고(대표이사ㆍ이정웅ㆍ인천시 남구 주안동 408의 2)가 운영하는 「한서아트홀」은 지난 84년 3월 개관, 올해로 15주년을 맞았다. 83년 새사옥을 지어 입주한 한서상호신용금고는 당시 인천지역에 전시시설이 별로 없어 시민들의 문화예술활동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관심을 갖고 이듬해 사옥 지하 1층(80평)을 전시실로 꾸며 향토예술인들에게 무료로 대관해주기 시작했다. 91년에는 추가로 전시실옆 사무실(50평)을 제2전시실로 활용키위해 확장보수공사를 하고 역시 무료대관을 했다. 지난 93년 10월에는 1억7천6백여만원을 들여 제1, 2전시실 노후시설을 대대적으로 개보수하는 한편 특히 제2전시실에는 방음시설을 하고 영상ㆍ음향장비를 설치해 현재까지 문화ㆍ장학ㆍ사회공익단체 등의 강연ㆍ교육이 이뤄지는 소극장(70석)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동안 이 회사와 비슷한 업종들이 기업이익의 사회환원이라며 무료로 운영했던 전시시설을 슬그머니 없애버리거나, 개인이 운영하던 화랑들조차도 흔적없이 사라진 것과 대조적으로 한서아트홀은 지역민을 위해 항상 열려있었다.

 지하공간을 사무실로 임대할 경우 연간 6천2백여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예산을 들여 질높은 전시시설을 유지하려는 이 회사의 취지에 많은 지역예술인들이 호응, 연평균 200여일간 이곳에서는 전시ㆍ강연 등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의 원로작가 황병식화백은 수년째 개인전을 갖고 있으며 인천청년작가회, 인천사생회, 인천서예가협회, 인천조각회, 한국사진협회 등 대표적 예술단체와 교육계, 동우회, 기관 등이 정기전ㆍ기획전을 갖는 장소로 애용하고 있다. 이 회사 손병호기획실장은 『앞으로도 계속 무료대관을 하는 한편 에술인들의 의견을 들어 전시실이 더 활성화되는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한서상호신용금고는 식당ㆍ체육실ㆍ교육실로 이용하고 있는 부평지점 사옥 지하(80여평) 일부도 지역 주민의견을 들은 뒤 무료전시실로 꾸밀 것을 검토중이다. ☎424-8151 〈손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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