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길의 미물갈아/미물가든 열흘만에/앞집뒷집 동무들아/미물구경 하러가세/잎은 동동떡잎이요/열매동동 껌은열매/꽃은동동 붉은대요/집머슴아 낫갈아라/큰머슴아 지게져라/…”-경북지방에 전해오는 메밀노래이다. 지방에 따라 더러 메밀민요가 있는데 가사가 대충 비슷하다.
 메밀은 예전 흉년의 구황 작물이다. 가뭄이 심하여 모내기를 놓쳤을 때 하늘만 쳐다 볼 수 없어 마른땅에 대충 씨앗을 뿌렸다. 그런데도 싹이 트고 뜨거운 뙤약볕에도 자라 2∼3개월이면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유난스럽게도 추억이 묻어나는 먹거리로 찾는 이가 많아 귀한 존재가 되었다. 메밀의 원산지는 중앙아시아이다. 고려 중기의 기록에 처음으로 메밀에 대한 기록이 보인다니까 실제로 우리나라에 전파된 것은 그 이전인 삼국시대로 여겨진다. 중국도 대체로 그 때쯤인 당초기로 보이는데 시인 백낙천은 메밀을 소재로 “달밝은데 메밀꽃 구름같고/메밀꽃을 깔아 희구나”라 읊고 있다. 일본은 조오몬 시대 부터라고 하니 역사가 유구하다. 그래서 메밀국수를 즐기는가 보다. 뿐만 아니라 풍토가 비슷한 호주의 타스마니아에서 시험재배에 성공했다는 보도가 오래전 있었다.
 메밀이라고 할 것 같으면 우리는 묵과 냉면국수로 이용했다. 지금은 평양식 냉면이니 춘천 막국수니 해서 고향의 정취를 그리워하는 도시인들에게 인기이다 보니 물량이 달려 가짜 메밀가루로 종종 시비가 생긴다. 보리를 태워 검게 갈아서 밀가루에 섞는짓 따위이다. 모자라면 재배를 늘리면 되겠는데 최근 관상용으로나 도시 공한지에 메밀밭을 꾸민다.
 영양가로 치자면 메밀은 별로 신통치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인체에 해로워 옛날 중국에서 우리에게 퍼뜨렸다는 속설도 있다. 그러나 영양이 풍부하며 소화가 잘되는 우수식품이라고 한다. 식물섬유를 많이 함유 현대인의 건강에 이로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메밀이 당뇨합병증 예방에 탁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다시 가짜가 쏟아져 나오지 나올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