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국무총리는 14일 그동안 경색정국의 원인이 됐던 「국회 529호 사건」과 관련해 『다시는 이같은 일이 재연되지 않도록 고칠 것은 모두 고치겠다』며 『정부측에서 잘하려고 했다해도 결과적으로 걱정하는 일이 생겼다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김총리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긴급현안질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한나라당이 요구한 대통령사과에 대해서는 내가 대신 유감의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해 총리의 사과수준에서 「529호 사건」을 매듭지어줄 것을 요청했다.

　김총리는 이어 이종찬 안기부장 해임요구에 대해 『안기부장은 대통령직속기관으로 그 임면권은 대통령만이 가지고 있다』고 전제하고 『국회에서 일어난 일과 안기부장문제를 대통령에게 소상히 말씀드린 만큼 대통령이 판단할 일』이라고 답변했다.

　김총리가 이날 「국회 529호 사건」과 관련, 김대중 대통령을 대신해 한나라당이 요구하는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야당의원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 완화를 전향적으로 검토키로 함에 따라 경색정국에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총리는 특히 여야 3당 총재회담에 대해 『국회가 생산적으로 운영되는 시점에서 3당 총재가 만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며 대통령에게 그런 건의를 올리겠다』고 답변함으로써 경색정국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설 뜻을 비쳤다.

　이어 답변에 나선 박상천법무장관은 이신범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와 관련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어 취한 조치이나 해당의원들이 소환조사를 받거나 국회의장이 출금해제 요청을 해올 경우 입법부 의사를 존중해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본회의 긴급현안질문은 박준규국회의장이 한나라당 의원들의 의장실 점거농성을 이유로 사회를 거부함에 따라 2시간여 개회가 지연되다 한나라당 신상우부의장의 사회로 뒤늦게 열렸으며, 질의에 나선 국민회의 임복진, 정동영, 자민련 김학원, 한나라당 이신범, 홍준표, 맹형규의원 등 여야 의원 6명은 ▲529호실 난입과 기물파손 ▲야당의원들에 대한 검찰수사 ▲안기부 정치사찰 의혹 등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조태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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