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안정되고 주가가 상승하는 등 지표상으로는 한국경제가 나아질 전망이라지만 외환위기를 간신히 넘겼을 뿐 회생의 걸림돌을 완전히 제거했다고는 볼 수 없다. 그래서 해결책으로 수출만이 살 길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시장에서 우리제품이 경쟁하려면 창의적이고 첨단적이며 정밀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누구나 탐낼수 있는 물건을 만들어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수출주도 정책은 헛구호에 그칠게 뻔하고 별 의미도 없다. 이러한 시각으로 볼때 우리에 있어 외자유치는 한국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필요조건일 수 있어도 충분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구조조정이 고통스럽고 극심한 자금난으로 내몰리고 있다 하더라도 기술개발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정부는 기업들이 우수한 새 제품으로 초일류를 만들어 나갈 수 있게끔 기술개발 재원을 과감히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기업들이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맞춰 양적성장 일도변의 전략에서 질적 고도화에 눈을 돌리고 내적 저력을 결집해 기술개발을 촉진한다면 한국경제는 멀지않은 장래에 다시 화려하게 재기할 수 있다.

 인천중소기업청에서 최고 1억원까지 지원되는 기술혁신 개발기금을 받기 위해 신청한 업체가 지난해 보다 30% 증가한 259개 업체나 되며 그 금액도 3백90억원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몰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IMF체제하의 어려운 환경속에서 살아날 길은 기술개발에 있다고 느끼고 그에 따른 필요한 자금을 구하고자 함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술개발에 나선 업체가 급증한데 반해 기술혁신개발자금은 한정돼 있어 업체들의 요구를 모두 충족시키지 못할 전망이라고 하니 안타깝다. 신청 업체 가운데 1개 업체 평균 6천만원 정도로 모두 90여개 업체가 혜택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 새 발의 피가 아닐 수 없다.

 미국에서 특허를 인정받은 기업의 톱 10중 7개가 일본기업이었다. 일본기업의 연구개발 투자는 GDP의 3%로 세계 최고라는 사실은 기술개발에 목숨을 걸고 있는 일본의 전략을 상징적으로 말해준다. 정부, 학계 그리고 경제계는 새로운 각오로 기술개발사업을 지원하고 또 이를 충실히 수행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