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02년 한일 월드컵 개막에 맞춰 일본 교토(京都)시에 정지용 시비가 건립될 전망이다.

 재일 정지용기념사업회 대표를 맡고 있는 인천대 오양호교수(국문학)는 7일 『오는 2002년 한일 월드컵 개막에 맞춰 정지용시인이 유학한 교토시 도시샤(同志社)대에 시비를 건립하기로 하고 한일 양국의 단체 대학들이 이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교수에 따르면 재일 정지용기념사업회는 일본 유학생 등으로 구성된 일본문화연구회, 도시샤대 한국인 유학생 등으로 이뤄진 「코리안 그룹」, 도시샤여대, 교토산업대학, 고베시에 거주하는 친한파 인사들로 구성된 「무궁화회」 등 한일 양국의 단체, 대학들이 공동으로 정지용 시비를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시비는 정시인의 대표적 시인 「향수」나 유학중 교토시내를 흐르는 가모가와강(鴨川)을 서정적으로 노래한 「압천」 등 둘중 하나를 골라 동지사대 교정이나 압천변에 세울 계획이다. 사업회측은 특히 정시인의 고향인 충북 옥천산 자연석에다 시를 새겨 넣어 일본으로 반입한 뒤 현지에 건립한다는 구상이다.

 오교수는 『정지용 시비는 새 정부 들어 일본문화개방이 이뤄졌으나 진정한 문화적 교류를 의미할 수 있는 상징물이 없어 정지용 시비를 통해 상징화하자는 취지에서 지한파 인사들과 뜻을 함께 해 추진하게 됐다』며 『한일 양국에서 기금을 공동으로 모금해 시비를 건립을 추진하기로 해 문화교류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오교수는 지난 1년간 일본 교토대학원에서 인간·환경학 연구과 객원교수로 있으면서 이를 추진해왔다.

 정지용 시인은 23세때인 24년부터 28년까지 4년간 이 대학에 유학, 영문학을 전공했었다. 도시샤대에는 현재 정시인보다 늦게 유학했던 윤동주 시인의 시비가 일본인들에 의해 세워져 있다.

〈구준회기자〉 j hkoo@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