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개구리·맹꽁이·줄장지뱀 등 발견돼
LH, 포획 후 대체 서식지로 이주 계획
녹색연합 “꾸준한 사후 관리를” 주문
인천계양테크노밸리 부지/인천일보 DB
인천계양테크노밸리 부지/인천일보 DB

'3기 신도시'가 만들어지는 인천 계양 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 일대에 법정보호종인 금개구리, 맹꽁이 성체와 유체 등이 1800마리 넘게 확인됐다. 이전까지 인천 대규모 택지 개발 과정에서 조성된 각종 대체서식지의 관리 소홀 논란이 이어지면서 인천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에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고한 '인천계양 공공주택지구 법정보호종 포획·이주 및 모니터링 연구용역'을 보면, 이르면 오는 6월부터 계양 신도시 개발 예정지구에 사는 금개구리·맹꽁이 등 양서류 법정보호종에 대한 포획·이주 작업이 추진된다.

앞서 LH는 3기 신도시가 조성되는 계양신도시 공공주택지구 일대에 대한 환경 생태현황 조사를 실시했다. 현지조사 과정에서 양서류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는 금개구리와 맹꽁이와 인천시 보호종인 줄장지뱀과 도롱뇽 등이 대거 확인됐다.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3개월간 이어진 정밀 조사에선 금개구리 성체 653마리와 유체 548마리, 유생 190마리 등과 맹꽁이 165마리와 유체 301마리 등이 발견됐다. 금개구리와 맹꽁이는 환경부의 멸종위기 2급으로 분류된 야생생물이다. LH는 개발 사업에 앞서 이들을 대체서식지로 이주하는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공고상 포획·이주 작업이 이뤄지는 용역 범위는 333만2000㎡에 이른다. 사실상 계양 신도시 개발 예정지구 전역에 해당한다. LH는 법정보호종인 금개구리, 맹꽁이를 모두 대체 서식지로 옮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자연 원형을 최대한 유지하는 공간을 일부 남겨두기로 했다. LH는 계양신도시 북부에 위치한 귤현천 인근을 보전하면서 서식지 중심지로 삼되, 신도시 내부에 습지 생태형 공원을 4군데가량 조성한다. 신도시가 만들어지는 2025년부터 3년여간 법정보호종에 대한 모니터링도 추진된다. 이같은 계획은 앞으로 환경부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과정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하지만 계획 확정 이전부터 계양신도시 대체서식지에 대한 우려도 잇따른다. 앞서 인천에서 추진된 청라국제도시, 서창2지구 등 대규모 개발 사업 과정에서 만들어진 대체서식지가 사후 관리 측면에선 소홀했다는 평가 때문이다. 이에 인천시가 생물 보전지구 지정 등을 통해 대체서식지 사후 관리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제언이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환경을 파괴하는 대규모 개발 사업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불가피하다면 조성된 대체서식지 등을 꾸준히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꼭 보전지구를 지정하지 않더라도 대체서식지 관리를 위한 협업 체계 등을 통한 지원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LH 관계자는 “아직 전략영향평가 과정이 남은 만큼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라면서도 “최대한 생태계 보전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대체서식지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