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인터뷰 중대본 불참 언급
독자적 백신 확보 거론 겨냥한 듯
정세균 전 국무총리. /사진=연합뉴스
정세균 전 국무총리. /사진=연합뉴스

최근 대권행보에 나선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백신 도입을 두고 여권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해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정 전 총리는 26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지사를 향해 '그분'이라는 표현을 쓰며 “원래 중대본에 참석해야 한다”며 “그러면 정부의 노력과 백신 상황을 다 알게 되고 그걸 잘 알게 되면 그런 말을 하기 어려울 텐데 회의에 잘 안 나왔던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지사가 결석을 여러 번 했나'라는 진행자 질문에 “예”라고 답하며 “정부의 노력이나 현재 우리 상황을 정확히 알면 그런 말씀(러시아 백신 도입)을 할 필요가 없다”고도 했다.

이 지사가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을 비롯한 독자적 백신 확보 등을 거론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 지사는 백신 수급 불안 지적이 나오자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 도입을 주장했고, 정 전 총리는 지난 23일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반박한 바 있다.

정 전 총리는 또 정부가 화이자 백신 2000만 명분을 추가 확보한 상황에서 스푸트니크V 도입 주장은 종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종결짓는 게)당연하다. 사실은 후반기에 너무 과도하게 들어오면 어떻게 하나, 그런 걱정까지 하고 있다”며 스푸트니크V 도입에 반대한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이어 “국내 제약사들이 지금 백신을 개발하고 있고 내년 초쯤에는 개발이 끝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그러면 국내 백신을 쓰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백신 문제를 고리로 이 지사에 대해 확실히 각을 세움으로써 국무총리로서 백신 상황을 진두지휘했던 자신의 국정운영 경험을 대비시키는 등 존재감 확보에 나서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대권주자들과의 차별성도 언급했다. 정 전 총리는 이 지사와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많이 다르다. 얘기 안 해도 다들 잘 아시잖나”라고 했다. 이낙연 전 당대표에 대해선 “저는 경제인 출신이고, 이 대표는 언론인 출신이다. 전환기적 위기를 빨리 극복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며 경제 전문가임을 강조했다.

또 야권 대선주자로 언급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선 “(대선에 나온다면) 그렇게 강적은 아니라고 본다”며 “누가 이 회복에 적임자인가가 아마 (대선) 핵심 판단 기준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본다”고 말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