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매입방안 검토 나선 가운데
적십자, 정상화 위한 연구용역 진행
인천시의료원 전경. /인천일보DB
인천시의료원 전경. /인천일보DB

'코로나19 감염병 시대'로 공공의료 기능 강화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민선7기 인천시가 제2의료원 건립 사업을 중장기 과제로 미뤘다. 인천시의회와 지역 시민단체의 비판에 인천적십자병원을 제2의료원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으나 여전히 적극적인 대책 마련엔 미진한 모습이다.

19일 인천시에 따르면 공공의료 강화 대책인 제2의료원 건립 최적안으로 연수구에 위치한 인천적십자병원 매입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적십자병원은 지난 2018년 11월 재정적자를 이유로 종합병원에서 '일반병원'으로 전환했다. 응급실 폐쇄를 비롯해 기존 15개 과에서 6개 과로 의료 기능을 대폭 축소했는데, 이후 2년 만에 적십자사가 앞으로의 운영 방향을 고민하는 중이다.

인천적십자병원./인천일보DB
인천적십자병원./인천일보DB

인천시도 적십자병원 용역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인천시의회를 중심으로 적십자병원을 매입해 '제2의료원'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제시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민선7기는 제2의료원 건립에 4131억원의 막대한 재정 투입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공약을 중·장기 과제로 전환했는데, 이후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제2의료원 건립 등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는 중이다.

문제는 적십자사도 병원 정상화에 관심이 높다는 점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지난달 시의회 시정질문 과정에서 “신임 적십자사 중앙회장이 인천병원 의료 강화에 굉장히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적십자병원 매입에도 절차가 많다. 우선 용역 결과를 살펴보고 의사 결정하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실상 적십자병원 전환이 어려울 것으로 보면서도 시는 제2의료원 관련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고 있다. 다만 기존 인천의료원 지원 확대와 함께 서울대학병원 분원 영종도 유치 등에 주력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교육부에 적극적인 유치 의사를 표명해왔다는 시 입장과 달리 진전된 유치 사업 내용은 없다. 이미 인천과 인접한 경기 시흥 배곧신도시에 '서울대병원 분원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서울대병원 유치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시 보건의료정책과 관계자는 “제2의료원 건립은 물론 매입에도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한쪽의 목소리만 듣고 판단할 게 아니라고 본다”며 “우선 이달 마무리되는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의 적십자병원 운영 효율화 연구용역 결과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