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움 건설교통위원회 위원

오늘은 놀이터와 도시재생을 연결해보고자 한다. 먼저 도시재생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언젠가 다른 글에서 '하나씩 내쫓으면 도시재생, 한꺼번에 내쫓으면 재개발'이란 이야기를 인용해 언급한 적이 있다. 안타깝지만 공감이 됐던 문장이기도 하다.

아직까지도 '도시재생은 이것이다'라고 명쾌하게 말하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인천시 관계자들과의 회의에서도 명확한 답변을 준 부서가 없으니 말이다. 도시를 재생한다는 것이 워낙에 추상적이며, 이것이 얼마만큼 주민들과 공감이 형성되고 있는지도 살펴봐야 할 문제이다.

이러던 중에 원도심의 공통적 문제인 낙후와 고령화, 유휴 공간 활용 등을 함께 두고 고민해봤을 때, 놀이터를 중심으로 한 도시재생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현재 도시재생의 문제 중 하나인 '어디를 중심으로 설정할 것인가'라는 것과 주차장·교통의 문제, 도시 슬럼화 등의 문제를 한번에 담을 수 있을 듯하며, 새로운 유입 인구들에 대한 안정감과 질적 향상을 함께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유행어 같은 '문화 도시재생'에 대한 새로운 해법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원도심의 놀이터는 '섬'처럼 존재하고 있다. 필자가 다녀본 원도심의 놀이터 대부분은 도로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이글을 읽고 있는 분들도 금방 상상이 될 것이다. 그만큼 분리된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이는 접근성이 떨어지며 놀이터로 가는 길 자체가 위험하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놀이터를 가기 위해 자동차를 이리저리 피해 가야 한다. 이처럼 섬 같은 놀이터를 중심으로 연결고리를 만들어줘야 한다. 이를 통해 원도심 골목에 보행자를 위한 연결고리가 될 것이며, 아이뿐 아니라 주민에 대한 보호와 걷기 좋은 마을의 형성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둘째, 놀이터가 늙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고령화에 대한 문제를 이야기한다. 이것은 곧 현재 세대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데 현재 세대를 위한 시설은 고령화와 함께 늙어가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이 빠져나가버린 원도심에서 이런 현상은 가속화되고 있다. 놀이터의 노후화는 아이가 없다는 이유에서인지 관심이 그만큼 떨어진다. 이렇게 문제를 방치하다 보니 '3040세대'들은 원도심으로 오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아이 키우기가 나쁘고, 치안이 불안하며, 환경이 깨끗하지 않다는 점들 또한 이러한 이유에 속할 것이다.

신도시를 개발할 때는 원도심 지역의 개발도 균형감 있게 함께 이뤄져야 한다. 신도시 사람들은 반대를 하겠지만, 신도시 기부채납의 일부는 원도심으로 쓰여야 도시 전체가 균형감 있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셋쩨, 문화 도시재생의 패러다임을 수요자 중심에서 이용자 중심에서 찾아보도록 했다. 지금까지의 문화 도시재생의 형태는 수요자보다는 공급자 중심의 형태로 이뤄져 있었다. 그것이 부정적이었던 것은 아니지만, 수요자와의 긴밀한 소통이 전제돼 있었던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항상 존재해왔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 이뤄지는 다양한 사업을 통해 이를 충족시키기는 하지만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놀이터를 중심에 두고 도시재생의 생산자와 이용자의 욕구를 분석한다면 과거보다는 나은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필자는 과거 언제부터인가부터 도시재생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것이 '도시재생'인 줄 모를 때부터 말이다. 아마 문화와 도시의 접점을 찾기 시작할 때 즈음이었으며, 그것에 대한 학습을 위해서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문화'는 '문화=예술'이 아니었다. 문화는 인간의 '삶' 그 자체라고 생각을 했으며, '문화=예술'이라고 좁은 개념으로 쓰임에 조금 안타까움이 있기도 하다. 음식문화, 교통문화, 화장실문화, 교육문화, 주거문화 등 다양한 삶의 양식과 그 차이에 따라 구분되는 것을 문화라고 생각하는데, '문화 도시재생'에서는 '예술'만을 이야기하는 것에 안타까움이 있었다. 이들이 지금보다 확장성을 갖길 원하는 것은 다름이 없다.

필자가 놀이터에 대해 집중하고는 있지만, 단지 놀이터에 매몰돼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의제가 발전되고 확장됐을 때에는 궁극적으로 '도시재생'의 새로운 방점을 찍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다. 여태까지의 도시재생은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필자가 부르짖는 놀이터는 미래세대를 위한 하나의 시작인 동시에 과거의 공간을 재생하는 공간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재개발은 부동산 이익을 증대시키는 정책일 수는 있으나, 장기적 관점에서는 한계를 명확하게 내포하고 있다고 본다. 당장의 수익은 담보할 수는 없지만, 재생을 진정으로 고민한다면 미래세대를 위한 백지를 마련하고 상상을 위한 여백을 남겨둬야 할 때다.

다음 시간에는 지난 몇 차례 토론회 중에 실제로 우리 아이들이 상상하는 놀이터에 대한 생생한 의견과 그 차별에 대해 풀어보고자 한다. 덧붙여 우리의 놀이터가 단지 어린이의 꿈이 아닌 어른의 꿈과 결을 함께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계속 써내려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