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탄소 고문 황규광씨의

 히말라야 트레킹 ②

 안나푸르나·칼리계곡 중국 동방항공의 항공기는 2시간 만에 중국 상하이의 홍차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 곳에서 희한한 일이

발생했다. 우리들은 상하이에서 로열 네팔 항공으로 갈아타기 위해 비행기에서 내려 통과여객 대기실로가려고 했으나 공항

안내원은 옆으로는 못가게 하고 중국으로 입국하는 여행객과 같이

입국 심사대로 가라는것이다.

 우리들은 항공표를 보이면서 통과객이라고 설명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결국 비자없이 중국으로 입국했다.

 이번에는 중국을 출국하기 위해 로열 네팔항공의 카운터로 가니 한사람당

공항세 11달러를 내야 하며 짐도 찾아와야 한다는 것이다.

김포공항에서는 짐은 네팔의 카트만두에서 찾으라고 들었기 때문에 우리들은

빈 몸으로 나왔던 것이다. 부랴부랴 짐을 찾으러 가보니 그새 짐을 묶은 밴드를

풀어가 버린 것도 있었다.

 이것이 중국 제2의 도시 상하이 국제공항의 실태이다. 앞으로 다시는

상하이를 경유하는 항공노선은 이용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같은날 현지시간 오후 6시45분에 카트만두의 트리부반 공항에 도착했다.

이 곳은 해발 1천3백50m의 높은 곳인데도 카트만두의 가을밤은 25℃로

서울보다 더운 날씨였다. 오늘은 카트만두(1,350m)를 떠나 네팔 제2의 도시인 포가라(915m)에

비행기로 가서 첫 날 목적지인 샤울리 바잘(1,170m)까지 트레킹하는 날이다.

낮 12시56분 카트만두 공항을 이륙한 쌍발 터보푸롭프기는 서쪽을 향하여

날아갔다. 20분 후에 오른쪽 창문 가득히 하얀 눈에 덮인 히말라야의

연봉(連峰)들이 한 줄로 늘어서 있는 것이 시야에 들어왔다. 여승무원이

마나슬루 산군(山群)이라고 설명하여 주었다.

 마나슬루 산군은 고르카 히말(Gorkha Himal)이라고도 불리우며 마나슬루(8,163m), 피크 29(7,871m)와 히말 추리(7,893m)의 3좌(座)가 솟아있다.

 곧 이어 안나푸르나 산군이 보이기 시작했다. 안나푸르나 산군은

7천~8천m의 눈 덮인 산이 병풍과 같이 전개된다. 그 경관은 글로는 표현하기

어렵다.

 산군의 한 가운데에 마차푸차레(6,993m), 그 왼쪽에 안나푸르나 남봉

(7,219m)이 있으며 오른쪽에는 안나푸르나 Ⅲ봉(7,555m)과 Ⅱ봉(7,927m)이

있다. 또 그 왼쪽 어깨에 Ⅳ봉(7,525m)이 있으며 오른쪽으로는 점차 고도를

낮춰 람중 히말(6,983m)이 된다. 주봉(主峰)인 안나푸르나 Ⅰ봉(8,091m)도

뒤쪽에 보인다.

 곧 이어 비행기가 고도를 낮추려고 할 무렵에는 저 멀리 10시 방향에

다울라기리 산군의 주봉인 다울라기리 Ⅰ봉(8,167m)이 보였으나 우리 비행기는

포카라 공항에 착륙하여 버렸다. 카트만두에서 30분 정도 걸리는 가까운 거리다.

포카라는 해발 915m의 높은 곳이며 10월 말인데도 기온은 27℃로 바나나가

주렁주렁 달려 있으며 여러 가지 꽃들이 피어있다.

 공항에는 사랑산 여행사의 이신석 지점장과 우리의 가이드인 Mr 앙 구상 세르파가 마중나와 있었다. 세르파와는 두 번째 만남이다. 작년 가을

칼라파타르 트레킹때 같이 13일간이나 에베레스트 가도(街道)를 걸었다.

 오늘은 자동차편으로 너야풀에 간 다음 첫 숙박지인 샤울리 바잘까지

트레킹해야 하기 때문에 서둘러 오후 1시57분에 공항을 떠났다. 우리와 같이

트레킹할 현지인은 가이드 3명, 쿡(요리사) 2명, 키친보이(요리사 보조원) 1명,

포타 9명 총 15명이다.

 오른쪽의 세티 골라강을 따라 아스팔트길이 이어지고 계단식 논에는 벼가

누렇게 익어가고 있었다. 오후 2시25분에 왼쪽에 부처님 얼굴을 닮은 산이

나타났으나 아무리 보아도 내 눈에는 부처님같이 보이지 않았다. 곧 이어 산

허리를 돌아 올라가는 경사길이 시작되었으며 오후 2시42분에 나우단다

(1,520m)를 통과했다. 주위에는 나무도 많고 물소들도 보인다. 오후 2시50분에

고개 위(1,765m)에 도달했으며 오후 3시20분에 너야플(1,180m)에 도착했다.

 포카라에서 가지고 온 김밥으로 간단히 점심을 먹고 서둘러 오후 3시53분에

너야풀을 출발했다. 지류(支流)인 도오리 콜라강의 현수교를 건너 너야풀의

본 마을을 지난 다음 안나푸르나 내원에서 흘러 내려오는 모디 콜라강을

왼쪽으로 보면서 강을 거슬러 올라갔다.

 오후 5시27분(1,215m, 23℃) 처음 마차푸차레(6,993m)가 보이기 시작했다.

모디 골라강의 양쪽은 높은 산이 병풍같이 솟아있어 벌써 어둡기 시작했으나

오후 6시27분(22℃) 첫 숙박지인 샤울리 바잘(1,170m)의 시카르 롯지에

도착했다. 시카르 롯지는 작년의 칼라파타르 트레킹때의 롯지에 비하면 집안에

화장실도 있는 시설이 좋은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