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식품회사 입사 육수 제조 노하우 터득
폐업으로 실직 후 창업…자본 부족해 집 팔기도
한방재료 혼합 다시팩 개발 홈쇼핑·해외 인기
“가족 생각하며 최선…5년 후 3000억 매출 목표”
▲ 김인 티푸드 대표가 창업하기까지 힘들었던 과정과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김인(44·사진) ㈜티푸드 대표는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이렇게 주문을 외운다.

3년 전 살던 집도 팔고, 가족과도 헤어지면서까지 모든 것을 바쳐 회사를 창업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성공에 대한 간절함이 남다르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한방차와 육수를 제조하는 전문가다. 지난 2011년 식품회사에 공장장으로 입사해 한방차·육수 만드는 기술을 배우고 익힌 덕분이다.

한방차는 말 그대로 한약재를 넣어 만든 차다. 대추, 율무, 도라지 등을 혼합해 만들어서 건강차로 부르기도 한다.

육수는 마트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김 대표가 개발한 육수는 좀 특이하다. 자연에서 얻은 원재료에 정성을 더해 건강한 맛을 담았다.

이 때문에 한방차와 육수는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홈쇼핑을 통해 제품을 판매했는데, 방송 첫 회부터 10회까지 모두 팔렸다. 그러나 이 회사는 경영상의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김 대표도 덩달아 직장을 잃었다.

실직자가 된 그는 여기저기 직장도 알아봤지만, 취업의 문은 좁았다. 그러던 중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창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문제는 돈이다. 회사를 창업할 만큼 살림이 넉넉하지 못해서다. 그래서 그는 살고 있던 18평짜리 아파트를 팔았다. 가족과는 잠시 이별했다.

부족했던 창업자금은 은행에서 대출받았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지난 2018년 7월 남양주시에 ㈜티푸드를 설립했다.

그는 “한방차·육수 만드는 기술과 노하우를 버릴 수 없었다”며 “살던 집을 팔고,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가족들한테 정말 미안했다. 그래서 반드시 성공하겠다고 다짐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래서인지 김 대표는 창업할 때부터 지금까지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긴다. 때로는 공장에서 일하기도 하고, 양복 차림으로 영업을 뛰기도 한다.

이런 노력으로 사업은 번창했다. 남양주에서 조그맣게 시작한 회사는 지난 2019년 포천시 가산면으로 자리를 옮겼다. 오는 5월 말에는 군내면으로 사업장을 확대한다.

제품도 다양하다. 현재 멸치·해물·얼큰·시원 다시팩과 진한 멸치·얼큰한 해물 국물팩, 삼계탕 티백, 식자재용 국물팩 등 8종의 제품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티푸드의 육수 이야기 국물애는 특별함이 있다. 차별화된 다시팩 제조를 위해 분쇄하고 비린내를 잡기 위해 로스팅한다. 재료의 비율은 0.1g 단위로 혼합해 독특한 맛을 냈다.

심지어 다시팩은 세균·이물·농약검사 등 위생관리를 철저히 했다. 덕분에 지난 2월에는 HACCP 인증까지 받았다.

한방재료가 혼합된 다시팩 하나면 영양뿐 아니라 간편한 요리도 가능한 셈이다.

이러다 보니 홈쇼핑을 포함해 하나로마트, 이마트 등에서 주문이 줄을 잇고 있다. 최근엔 홍콩과 싱가포르에도 수출하는 등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김인 대표는 “사람이 먹는 음식은 위생이 중요하다. 작업이 끝나면 2시간 동안 깨끗이 청소한다”며 “어릴 때 부유하게 살지 못했다. 가족을 생각하면서 좋은 제품을 만들고 있다. 지금은 힘들지만, 열심히 노력해 5년 후 연 매출 3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포천=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